snail

달팽이

 

 

소꿉에서 달팽이를 받았다. 카페에서 음료를 테이크 아웃할 쓰는 투명한 플라스틱 통을 하나 받았는데 그 속에 달팽이가 들어있단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달팽이를 보지도 못했다. 진짜 달팽이가 들어 있기는 한건지 호기심에 한번 꺼내봤다. 작은 통에 담겨 있어 조그마한 달팽이가 있나 싶었는데 왠걸. 엄청 커다란 달팽이 한마리가 들어 있는 게 아닌가. 꺼낸 김에 달팽이를 넓은 곳으로 이사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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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달팽이는 먹은 음식의 색과 같은 색의 똥을 싼다기에 색색이 과일을 먹여 보려고 했는데 과일을 한번 넣어 봤더니 벌레가 너무 꼬인다. 그래서 과일에 비해 맛은 떨어지지만 벌레가 꼬이지 않는 채소만 주기 시작했다. 상추를 먹은 다음에는 초록색 똥을 싸고, 애호박을 먹은 다음에는 노란 똥을 싼다. 이것 저것 먹으면 말 그대로 똥 색의 똥을 싼다. 읔. 그것도 말랑말랑한 것으로.

 

거기에 달팽이가 얼마나 똥을 많이 싸는지. 작은 수조가 금방 똥밭이 되어 버린다.  흙을 갈아주어도 그 때만 잠시 깨끗할 뿐. 달팽이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가 쉽지않다. 채소가 썩어가는 눅눅한 곳에서 달팽이가 살아가는 듯하다. 스위스에서는 홈스테이 가족을 따라 l'escargot 요리도 맛보고 했었지만 이 녀석을 잡아 먹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개울가에 방생을 할까 했더니 이 달팽이는 토종이 아니라 우리나라 생태계에 치명적이라 한다. 황소개구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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