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il clipper kit case

손톱깎이 케이스

 

 

이번에도 손톱깎이 케이스를 리폼했다. 그동안 한 개의 케이스를 가지고 리폼하고 또 리폼하고 계속해서 리폼해가며 썼었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리폼해서 쓰겠지만) 이번에는 또다른 손톱깎이 케이스를 가지고 리폼했다. 이번에 리폼한 케이스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금장이 큼직하게 둘러진 것이다. 이 금장 장식 때문에 한동안 리폼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가 큰 마음 먹고 새로운 옷을 입혀 주었다.

 

원래의 손톱깎이 케이스 모습은 새빨간 인조가죽에 금색잉크로 인쇄된 상표, 그리고 금장 테두리. 빨강이라 눈에 잘 띄어 찾기 쉽다는 장점은 있었으나 전혀 내 취향과 맞지 않았다. 실은 내가 빨강은 그닥 좋아라 하지 않는다. 작게 포인트로 빨강이 들어간 것은 몰라도 전면에 빨강은 왠지 꺼려진다. 거기에 큼직한 금장장식은 부담스럽게 번떡거리는데 정말이지 볼 때마다 리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강은 어떻게라도 덮으면 되겠는데 저 금장은 떼어내지지도 않고 다른 색으로 살짝 칠을 해 봤지만 어차피 사용하다보면 다시 드러날 것이기에 그냥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금장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의 리폼. 생각보다 힘들었다.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껍데기에 덧입힐 종이원단을 살짝 여유롭게 재단해서 금장 속으로 끼워 넣는 것이다. 그런데 금장 장식 속에 종이 원단을 끼워 넣을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아주 조금만 여유를 남기고 금장모양을 따라 재단하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한번은 가위질을 하다 금장부분을 너무 딱맞게 파내어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한번의 실패를 겪고 겨우 알맞은 크기로 원단을 재단해냈다.

 

손톱을 이용해 끝부분을 금장 속으로 집어 넣었다. 실패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을 뒷면부터 시행했다. 1mm도 들어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살짝이나마 들어가니 종이원단 위에 금장을 박은 듯한 느낌이 든다. 다행히 내가 생각했던 그런 모양새다. 이제 앞면을 집어 넣을 차례. 먼저 가운데 부분에 라벨을 단 후 끝부분을 금장 속에 집어 넣었다. 뒷면은 아주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되었는데 나중에 작업한 앞면은 살짝 울었다. 이미 아주 강력한 접착제는 단단하게 굳어 버렸고 운 부분을 최대한 바깥으로 밀어내 그나마 자연스럽게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금장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리폼을 하고 나서 보니 금장이 있어 고급진 느낌이 드는 것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디서 금색 로고를 하나 구해다 포인트로 다는 건데 그랬다. 지금와서 라벨을 떼어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대로 만족하며 써야지. 그리하여 이번 손톱깎이 케이스는 빈티지와 금장의  어색한 듯 어울려버린 조합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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