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calyptus hyb "Baby Blue"

유칼립투스 베이비블루

 

 

잊을 수 없는 향이 있다. 좋아하며 썼던 입욕제에서 나던 향. 그 향기를 맡으면 마법에 걸린 양 마음이 평온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향이 좋아서 입욕제를 마구 쓰다보니 어느덧 입욕제가 바닥이 났다. 다시는 그 향기를 접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동안 한번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입욕제 통을 살펴봤다. 정체모를 글자 사이에서 "Eucalyptus"를 발견했다.

 

그 때부터 유칼립투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기 시작했다. 향내가 좋아서 좋아한 유칼립투스가 나의 골치덩이 비염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니 유칼립투스에 대한 간절함은 더욱 커져만 갔다. 하필이면 내가 유칼립투스를 파는 곳을 알아낸 시점이 늦가을인 것인지. 추위에 약한 유칼립투스를 위해 이듬해 봄을 기다려야 했다. 겨우내 유칼립투스 사진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다.

 

 

 

Eucalyptus hyb "Baby Blue"

유칼립투스 베이비블루

 

 

이제 날도 풀리고 하여 오랜 기다림 끝에 유칼립투스 묘목을 주문했다. 유칼립투스 나무는 여러 종이 있지만 내가 구입한 곳에서는 레몬 유칼립투스, 실버드롭, 베이비블루 3종류만 구할 수 있었다. 전에 썼던 입욕제의 향을 떠올리며 유칼립투스 앞에서 숨을 들이 쉬었다. 레몬 유칼립투스는 살충제에서 나는 듯한 그런 냄새가 나고 실버드롭은 민트향이 아주 미미하게 난다.

 

그리고 베이비블루. 내가 좋아했던 그 향. 한방 냄새 같기도 하면서 민트향 같기도 한 그 향이 베이비블루에게서 은은하게 난다. 전에 쓰던 입욕제에서 나던 바로 그 향이다. 베이비블루는 물량이 적어 소형분 1개밖에 구입을 할 수 없었는데. 아쉽다. 마음같아서는 베이비블루를 많이 들여 집안을 베이비블루 향으로 덮고 싶은데 미약하게나마 내가 찾아 헤매던 그 향을 옆에 두고 맡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겠다.

 

 

 

Eucalyptus hyb "Baby Blue"

유칼립투스 베이비블루

 

 

유칼립투스가 집에 온 후로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 실버드롭은 세 그루가 있었는데 손쓸 새도 없이 모두 말라비틀어져버렸고 레몬부쉬는 원래 있던 잎이 서서히 말라가는 한편 가지끝에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그나마가장 건강하게 잘 버티고 있는 것이 베이비블루.

 

 

 

Eucalyptus hyb "Baby Blue"

유칼립투스 베이비블루

 

 

베이비블루도 몸살을 앓았는데 실버드롭처럼 머리 끝부분부터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래쪽까지 완전히 말라비틀어지지는 않아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살폈다. 특별 관리에 들어가고 1주일쯤 지나니 베이비블루가 적응을 했는지 마른 부분 아래 쪽에 가지 하나가 유독 커 보인다. 또 다시 1주일을 지켜 보았다. 이제는 반대쪽 가지에 비해 확연히 큼직하다. 맨 윗부분이 말라버려서 한뼘 크기도 안되는 땅땅한 나무가 될까 걱정을 했는데 왠지 걱정을 안해도 될 것같다.

 

 

 

Eucalyptus hyb "Baby Blue"

유칼립투스 베이비블루

 

 

새로 자라는 줄기가 말라린 부분에 눌려 잘 자라지 않는 것같다. 그래서 말라버린 잎을 떼어냈다. 아니나 다를까. 새로 생긴 베이이블루의 얼굴이 마구마구 쑥쑥 자라나기 시작한다. 불과 1주일만에 다섯 칸이나 올라갔다. 원래 있던 잎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그동안 별반 자라는 티가 나지 않은 것에 비하면 놀라운 진전이다. 반대편 줄기도 느리긴 하지만 점점 크고 있는 것이 눈에띤다. 앞으로 위로 쑥쑥 자라나겠지. 우리집 환경에 적응한 베이비블루가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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