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ocado

아보카도

 

 

화분에 물을 주다 정체 불명의 이상한 줄기를 발견했다. 잎도 달려 있지 않고 줄기만 달랑 나와 있다. 흙 속에 있던 씨앗에서 무언가가 발아했나 보다. 무슨 씨앗일까. 내가 예전에 심어둔 씨앗 중에 이렇게 생길 법한 것을 떠올려 봤다. 여태껏 심은 씨앗은 한번씩은 발아를 했는데 이렇게 생긴 싹은 기억나지 않는다. 도무지 싹의 정체를 모르겠다.

 

마지막 보류로 줄기 주면의 흙을 살살 파 보았다. 그때 드러난 것은 속껍질이 말끔히 벗겨진 아보카도 씨. 아보카도 씨를 발아시키려고 이쑤시개를 꼽다 반이 갈라져버린 씨를 버리지 않고 화분 한켠에 묻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박. 속껍질도 다 벗겨낸 데다가 반으로 완전히 갈라져버린 씨앗인데 거기에서 싹이 올라오다니. 물에 담가 둔 아보카도 씨앗은 이제 겨우 뿌리가 나와 싹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기대하지도 않은 곳에서 이렇게 훌쩍 자라난 싹을 접하게 되니 황당하고 놀랍고 신기하다.

 

 

 

avocado

아보카도

 

 

시간이 지나니 처음 싹이 올라온 자리 옆으로 자그마한 싹이 또 올라온다. 반쪽이 씨앗이 하나씩 싹을 틔워 올리나보다. 같이 붙어 있다가는 나중에 뿌리가 얽혀버리면 떼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같다. 싹이 조금밖에 나지 않은 지금 바로 분리 수술에 들어갔다.

 

 

 

avocado

아보카도

 

 

아보카도 씨 주변으로 살살 흙을 파 보았는데 생각보다 뿌리가 깊게 박혔다. 뿌리를 케내다 끊어먹었는데도 뿌리만 20cm가 조금 더 된다. 물에서 발아하는 것보다 흙 속에서 발하하는 게 훨씬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는 것같다. 반쪽난 씨앗에서 처음으로 올라온 싹은 반쪽이 형, 두 번째로 올라 온 싹은 반쪽이 동생이라 불러야겠다.

 

 

 

avocado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싹이 나온 후 이파리 하나 펼치지 않고 위로만 30cm 정도 자랐다. 그러더니 가지 끝에 움크리고 있던 이파리들을 하나 둘 펼친다. 갈색빛이 감도는 예쁘장한 잎이다. 위의 사진은 아보카도 형, 아래 사진은 아보카도 동생이다. 사람으로 치면 일란성 쌍둥이인데 아보카도 쌍둥이 형제는 생긴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아보카도는 잎이 사람 발만큼 큼직하게 자라나 관상용으로도 좋다던데 무성하게 자란 아보카도 반쪽이 형제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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