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itive escape

피난길 만들어 두기

 

 

 

 

  '나에게는 여기밖에 없어'라고 생각하면 두려울 정도의 폐쇄감에 짓눌려 삶에 절망했을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쪽 길도 있어'라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운 마음이 되었고, 일에서도 인생에서도 항상 온 힘을 다 쏟아낼 수 있었다.

 

  도망칠 곳을 만들어 두는 것이 비겁하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은 궁지에 몰려야 전력을 기울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인생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명백하게 '선택의 길'이 더 있어서였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져도 날 지탱해줄 보증서 같은 길이 더 있었기 때문에 실패의 가능성을 알면서도 주저하지 않고 언제라도 있는 힘껏 도전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p.188)

 

 

 

 

지금까지 목표를 향해 앞만보고 달려왔다. 만약의 경우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 만약의 경우는 상상하기도 싫었고 그래서 무조건 해내고 만다는 초긍정적 태도로 임했다. 노력한만큼 결과도 좋았다. 점점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었으니.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사건이 외부에서 나를 치고 들어왔다. 그 충격에 나는 멀리 튕겨나갔다. 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나도 멀리까지 밀려온 상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또 기여코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내 자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이 엄습한다. 초조하고 막막하기만 하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혹여 다시 돌아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젠 혹여나가 아니라 아마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지금 여기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나을까?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지금까지 너무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도 못잡겠다. 꼭 바다 한 가운데를 정처없이 떠다니플라스틱 병 같다.

 

『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46 피난길 만들어 두기>를 보니 인생에서 피난길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지 심히 공감이 된다. 나는 왜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걸까? 지금에 와서 뒤늦게 후회한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제부터라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피난길을 만들어 두기로. 그래서 어떠한 불상사가 발생한다 해도 크게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게. 인생에 피난길이 마련되어 있다는 건 최악의 상황에도 버텨나갈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을 마련해 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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