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인상적이어서 기억해 두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나는 '임종' 하면 숙연함에 뭐라고 해야할지 아무런 말도 떠오르지 않는데 저자는 임종의 순간을 어쩜 이리도 시적으로 아름답고 또 동시에 간결하지만 자세하게 묘사한 것인지. 제목만 보더라도 인생에 대한 오만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뒤섞이면서 감탄만 나온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의 저자는 의사다. 타인의 생사가 자신의 결단에 달린 절박하고 긴급한 상황을 수없이 경험하면서 저자가 느낀 도덕적 회의와 고뇌가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기에 저자가 자신의 생을 놓고 마지막 결단을 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생에 대해,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연명치료에 대한 나의 신념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

여기에 덧붙여 저자의 마지막 말이 여운을 남겨  되새겨 본다.
" 모든 사람이 유한성에 굴복한다. 이런 과거 완료 상태에 도달한 건 나뿐만이 아니리라. 대부분의 야망은 성취되거나 버려졌다. ...(중략)... 돈, 지위, <전도서>의 설교자가 설명한 그 모든 허영이 시시해 보인다. 바람을 좇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절대 미래를 빼앗기지 않을 한 가지가 있다. 우리 딸 케이디."(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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