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참 깔끔하고 우아해보이는 내 옷장. 하지만 문짝을 열어보면 헌옷수집함이 따로 없다. 옷가지를 말끔히 접어 넣으면 어느새 뒤죽박죽이 되고 마구 흐트러져 쌓여버린다. 게다가 치명적으로 그렇게 많은 옷 중에 입을만한 게 거의 없다. 정말 큰 문제다.

정리를 해도 해도 답이 없는 옷장과 함께하던 어느 날. <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를 발견했다. 책을 보자마자 이 책엔 분명 내가 필요로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책장을 넘겼다. 저자가 오랜기간 패션계에 몸 담아온 스타일리스트란다. 괜히 나와는 상관없는 옷 이야기를  할까봐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웬걸, 저자는 실로 파격적이고 실용적인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그 중 나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내용을 일부 옮겨 놓는다.

"'유행은 돌고 도는데, 언젠가 다시 입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유행은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당신 나이는 과연 몇일까? 예전과는 다른 중년 아줌마가 되어, 입고 싶어도 못 입게 된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저럼 아무 옷이나 어울리지 않는다. ...(중략)... 시대가 바뀌면서 옷의 소재도 하이테크로 진화해 같은 옷이라 보기 어려웠다."(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pp.31~32)

"버리지 않고 모아 둔 낡은 옷을 홈웨어로 걸치거나 대충 입고 생활한다면, 당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중략)... 가장 비싼 옷은 평소에 입어야 한다. 사면 모셔 두지 말고 구매한 그날부터 바로 입어라."(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pp.151~152)

"지금까지 멋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트렌디한 사람이란 뜻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진짜 멋진 사람은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다. ...(중략)... 한 가지 패턴이 단순해 보일지라도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성이야말로, 누구든 흉내 낼 수 없는 스타일을 갖고 있는 것이다."(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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