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만듯한 '말말말말말말말'. 이게 도대체 뭐라고 쓴 것인지... 알쏭하다. 알고 보니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쓴 <쓰기의 말들>이란다.

"나는 탐했다. 누군가 무심코 흘린 반짝거리는 말들을 훔쳤다. 그리고 그 말들을 자주 꺼내 보았다. ...(중략)... 내게 미미한 재능과 막연한 욕망이 있었더라도 저 사카린 같이 당도 높은 환각의 말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쓰기의 말들 p.84)

저자는 일명 쓰기의 말을 수집했고, 그와 관련하여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전했다. 실상은 우리네 인생에 대해, 삶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다. 글쓰기를 익히려다 인생을 배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글을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변덕스러움, 나약함, 얆팍함, 불확실성을 어디서 확인할까. 이토록 오락가락하면서 과연 어디로 가는지 궤적을 어떻게 그려 볼까.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흔들리는 상태를 인식하는 것. 글이 주는 선물 같다."(쓰기의 말들 p.167)

"세계는 복수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상대방의  '말귀'를 알아듣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다 알고 있으니까 남도 알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고 착각이다."(쓰기의 말들 p.177)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이번 생은 모국어만'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쯤에서 생각한다. 나는 왜 외국어 습득에 도달하지 못했을까가 아니라 나는 왜 꼭 필요하지도 않은 외국어를 하려고 했을까. '하나 더'를 욕망했을까."(쓰기의 말들 p.181)

"내가 아는 가장 비참한 가난은 '관계의 가난'이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 관계의 가난은 경험의 가난이며 언어의 가난이다. 이 연결 고리가 삶을 비극적으로 만든다."(쓰기의 말들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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