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ght Sided

긍정의 배신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발등을 찍는가. 긍정적이 되라고 가르치는 수많은 책 사이에서 『긍정의 배신』은 '긍정'이라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힐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긍정의 배신』의 저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무엇이든 다 이루어 진다고 믿는 맹목적인 긍정주의는 아무런 효과가 없으며 이는 기득권에게만 도움이 되는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한편 '방어적 비관주의'를 겸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책의 내용 중에서 기업과 종교가 긍정을 이용하여 그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견해는 상당히 신선하다. "고용주들은 다운사이징의 희생자들을 다독하고 남은 사람들에게서 더 영웅적인 노력을 뽑아내기 위해 긍정적 사고에 의존한다." (긍정의 배신 p.250) 는 것과 기독교에서 '하느님은 당신이 부자가 되길 원하신다'는 긍정신학을 이용해 크게 발전했다는 지적은 충격적이지만 충분히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이러한 긍정주의의 어두운면은 각설하더라도 긍정주의는 모든 문제상황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긍정적 사고는 사장경제의 잔인함을 변호한다. 낙천성이 물질적 성공의 열쇠이고 긍정적 사고 훈련을 통해 누구나 갖출 수 있는 덕목이라면, 실패한 사람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긍정의 배신 p.28) 긍정적 사고는 부유하지 못한 이유를 긍정적으로 사고하지 못한 탓으로 여김으로써 빈곤을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절망적인 상황을 딛고 일어나 성공한 사람의 사례가 늘어날수록 그들의 주장은 더욱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빈곤을 어떻게 개인의 책임으로만 볼 수 있을까. 『긍정의 배신』의 저자의 말처럼 "빈곤을 개인의 결점이나 마음의 기능장애로 보는 생각을 버리자. 실업급여나 무료급식을 받으려고 줄을 선 사람들 중에는 게으름뱅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힘껏 노력한 사람들도 있고, 고질적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타고난 낙천주의자도 있다." (긍정의 배신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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