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il

달팽이

 

 

 

 

목욕을 시켜주면 달팽이가 고개를 빼꼼히 내민다. 야행성이라 보통 낮에는 잠을 자지만 몸에 물이 닿으면 무슨일이 일어났나 싶은가보다. 느릿하게 더듬이를 내미는 걸 보고 있으면 귀엽다는 생각도 든다. 혐오스러운 녀석이 귀여워 보일 때 이름도 하나 지어주었다. 와달이라고. 백와 달팽이에서 '와'자와 '달'자를 사용했다. 와달이라고 하니 왁작왁작 식성이 좋은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같다. 잘 어울린다.

 

그러던 찰라. 와달이가 기지개라도 켜는 양 머리를 앞으로 쭈욱 뺀다. 맨날 패각에 딱 달라 붙어 있는 모습만 봤었는데 이렇게 많이 빠져나오기도 하다니. 와달이의 이런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빼내다가 꼭 패각 밖으로 완전히 튀어 나와버릴 것만 같다. 민달팽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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