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 情

 

 

 

짧은 만남 속에서 이유도 없이

나를 못마땅해하고 나의 단점을 들취내기에 급급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래도 혹여나, 다시 만나게 된다면

좋은 관계로 지낼 수 있을까.

情을 담은 초코파이 한 상자와

5월이라 그런지 더욱 카네이션-카네이션 거리는 편지를 준비했다.

 

그러나 막상, 보내지는 않았다.

나의 장점은 눈꼽만큼도 보지 않으려 했던 사람이기에

내가 아무리 예의를 갖추고 정중하게 표현했다 하더라도

내가 아무리 진솔한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 하더라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많이 속상하고 많이 억울하지만

이럴 땐

조심히 있는 게 좋겠다.

 

한없이 샘솟는 울분을 삭이며

초코파이 하나를 꺼냈다.

둥글지만 새까만 情.

우무적 우무적 씹히는 그 맛이 아주 일품이다.

이렇게 하나씩 곱씹어 모조리 없애버려야지.

기억조차 남지 않게.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나를 아주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큰 마찰을 빚지 않고 참을 수 있었던 나에게 감사하다.

마음의 상처를 잘 떼어내고 더욱 단단해진 나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준 그 사람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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