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꽃이 장식된 컵설기를 선물 받은 적 있다. 그 때의 감동을 떠올리며 나는 간편해 보이는 한입설기에 도전했다. 구겔호프 모양의 백설기에 장미꽃 한 송이 올라간 백설기 만들기! 구겔호프 모양이 어설프게 나오긴 하는데 표면의 쌀가루가 거칠게 흩날리는 게 이상하다. 떡을 쪄서 바로 먹기엔 나쁘지 않지만 몇 시간만 지나도 딱딱하게 굳어버리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뒤늦게 안 사실인데 컵모양 틀에 떡을 찌면 원래 이렇단다.

다행히 내가 못 만들어서 그런 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결국 떡 재료를 구입하면서 알게 된 - 하지만 구입할 생각은 1도 없었던 소형 떡찜기를 구입했다. 요리는 장비빨이라더니~ 손쉽게 촉촉한 백설기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장미 절편을 작게 만들어 올리니 밋밋했던 백설기가 선물하기 좋게 변신했다. 신세계다.

아기가 백일 때 이런 기계를 알았더라면 백일 때 쓰고 이유식 하다가 돌 때도 유용하게 부지런히 기계를 돌렸을 텐데... 아쉬움이 살짝 생기기도 하지만 떡 좋아하는 우리집 떡후에게 갓쪄낸 따끈한 떡을 손쉽게 제공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