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 미니 핫멜트 글루건

 

 

저의 첫번째 글루건입니다. 학부시절 방 친구가 글루건을 가지고 있길래 유용하게 쓸 줄 알고 따라서 샀던 것입니다. 그때는 거의 쓸 일이 없어 가지고만 있었는데 몇년 전부터 조금씩 쓰임새가 많아졌습니다. 글루가 녹을 정도로 뜨거워 지지만 않는 것이면 글루건으로 쏴 붙이면 튼튼하게 잘 붙다라구요. 그래서 이것 저것 붙여야 할 일이 생기면 글루건을 찼아썼어요. 글루건을 이렇게 만만하게 쓰다보니 글루건심은 금방 동이나고 소량씩 자꾸 사다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아지더라구요. 결국엔 글루건심을 벌크로 구매하기에 이르렀고 언제 다 쓰나 싶었던 글루건심도 이제 거의 다 써가요. 정말 많이도 썼지요. 글루건을 많이 쓴 만큼 글루건 주변에는 글루가 덕지덕지 뭍어 지저분해지고 글루가 나오는 부분도 글루가 타서 갈색으로 변해버렸어요.

 

글루건심만 채워주면 계속 쓸 수 있을 것 같았던 글루건도 수명이 있는 거였네요. 한밤중에 저 혼자 불 켜놓고 뭔가를 만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손잡이 부분이 새까맣게 그을려 버렸어요.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플라스틱 타는 냄새도 풍기더라구요. 조용한 밤에 폭죽터지는 소리가 나서 엄청 놀랐는데 그게 글루건의 마지막이었어요. 이제 10년 가까이 함께 한 글루건과 작별을 고합니다. 새로운 글루건을 사기 전까지 바느질로만 만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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