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꺼내

 

제이미                       

 

 

밝은 해가 떴다건만

이 내 집엔 빛 한줄기 들지 않고

햇살 그리운 초록이들은

전등에 의지하여

간간히 생명을 이어간다.

 

세상을 바꾸네 바꾸네 했던 약속은

말 바꾸네 말 바꾸네로 탈바꿈한지 오래이고

밝은 해는 새빨갛게 달아올라

발끈해가 되었다.

 

애써 밝은 해라 불러보려 하여도

모진 풍파에 거칠어진 내 목소리는

처절한 절규가 되어

밥 꺼내 밥 꺼내 하며 터져 나온다.

 

 

 

 

 

 

집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 햋볕이 쨍쨍 내리쬐는 대낮에도 전등불에 의지하여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는 화초를 보면 안타깝다. 볕이 잘 드는 집으로 이사를 가 푸른 잎 무성하게 잘 키울 거라 다짐을 했지만 이사 간 집에도 해가 잘 들지 않는다. 밝은 빛을 못 본 우리집 화초가 날 보며 광합성하게 밥 좀 달라고 울부짖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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