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큰 그림을 보는 힘

see your own big picture

빅 픽처를 그려라

(빅픽처를 그려라 pp.14~15)

 

 

첫시작부터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온통 새까만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 "이 그림을 그린 아이는 정신병원에 보내졌다."(빅 픽처를 그려라 p.11)라고 적혀있다. 우주의 별을 그린 평범한 그림 같은데 말이다. 알고보니 그 아이는 까만 크레파스를 가지고 수십장을 그렇게 새까맣게 색칠했단다. 조금은 수긍이 간다. 그래서 아이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졌고 아이의 책상서랍에서 우연히 퍼즐 조각이 발견되면서 아이가 무엇을 그린 것인지 밝혀 졌다고 한다. 놀랍게도 아이의 그림은 체육관 바닥을 한가득 채울 정도로 큰 고래 그림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저자는 "당신은 지금 인생의 가장 어둡고 새까만 부분을 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그리는 어두운 시간들이 큰 그림의 일부라고 믿고 끝까지 노력한다면 언젠가 커다란 고래를 완성할 것입니다."(빅 픽처를 그려라 p.15)라는 격려의 말을 남긴다. 아울러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 『빅 픽처』에 관해서도 소개하는데 프롤로그를 읽으며 저자의 이야기에 빠르게 매료되어 들어갔다.

 

하지만 너무 크게 기대했던 것일까. 본문 내용은 그저그랬다. 솔직히 말해 시중에 출간되어 나온 자기계발서를 짜집기해 놓은 듯하다. 그것도 잘 된 짜집기가 아니라 맞지도 않은 이야기를 억지로 끼워 넣으려 한 듯한 그런 느낌이 든다. 특히 저자의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빅 픽처를 그리고 영혼이 향하는데로 따라가면 자신만의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하는 부분에서 그렇다.

 

저자는 국회의원 비서에서 대기업 임직원을 거쳐 CEO, 대학 교수, 그리고 경연연구 소장과 목사를 겸하고 있는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의 변곡점들을 연결하면서 자신은 이렇게 인생의 빅 픽처를 완성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의 빅 픽처라고 소개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두리뭉실하고 구체적인 표상이 떠오르지도 않는 마음의 신념이다.

 

저자가 성공을 거두었으니 망정이지 개미를 그리는지 고래를 그리는지 모르고 일단 까맣게 칠하면서 까만 동물을 그리고 있는 거랑 무엇이 다른가 싶다. 까맣게 색칠하다 개미에서 거미가 되고 까마귀, 검은 고양이를 거쳐 고래로 변신해 가는. 그래놓고는 처음부터 까만 동물을 그리고자한 빅 픽처가 있었기 때문에 고래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우기는 것 말이다.

 

"빅 픽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기 인생의 가장 큰 그림이다. 지금 내가 그리는 새까만 도화지가 거대한 혹등고래의 아름다운 등이 아니라 사실은 도둑고양이의 검은 등에 불과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우리는 늘 가지고 있다. 나이가 어리면 어린대로 의구심이 들고,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선입관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삶 자체는 선택의 연속일 뿐이다. ... (중략) ... 지금의 선택이 자기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그대로 믿고 가면 된다."(빅 픽처를 그려라 pp.276~277)

 

책을 지필하면서 그 책이 대박나서 강연을 다니는 것 정도야 자연스럽게 꿈꿔왔던 미래라고 여겨지지만 저자의 인생에서 보여지듯 『이기는 습관』이 대박이 나서 교수가 되고 나아가 지금처럼 연구소를 차리고 목회를 하기에 이르는것은 좀처럼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계획했던 것도 아닌데 인생의 큰  변환점을 언급하면서 최종적으로 빅 픽처 덕분이라고 묶어버리다니. 억지스럽다. 저자의 경험은 '이기는 습관'에는 딱 들어맞지만 '빅 픽처'는 좀. 아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편집자들을 영입했건만 이익이 안 나니 회사는 물론 나도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해결책은 엉뚱한 데서 나왔다. 공교롭게도 내가 쓴 《이기는 습관》이 업계에서 말하는 '대박'이 난 것이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정말 배수진의 각오로 글을 썼고, 직원들은 대표의 책이어서가 아니라 최고의 책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최고의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빅 픽처를 그려라 p.68)

 

만약 『이기는 습관』이 대박나지 못했고 저자가 출판 사업에 실패한 후 지금까지 재기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마저든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싶다'는 빅 픽처에 따라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향해 나아간 것이니 원하던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중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고통과 시련의 물감이야말로 인생의 빅 픽처를 더 귀하고 값지게 만들어 주는 열쇠 퍼즐"(빅 픽처를 그려라 pp.294~295)이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 이상하게 맞는 말 같으면서 한편으로는 아리쏭하다.

 

그래서 말인데 이 책을 누군가에게 소개한다면 딱 프롤로그까지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어차피『빅 픽처를 그려라』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프롤로그에 다 담겨 있으니 말이다. 인생의 큰 그림 - 빅 피처를 그리고 끝까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는 격려의 메시지. 매우 살갑게 와 닿는 그 메시지는 한창 많은 것을 꿈꾸고 소망하는 청소년을 비롯해 꿈을 향해 힘겹게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사람, 그리고 잠시 꿈을 접어두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말임은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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