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도서관

 

 

지금 내가 사는 곳 주변에는 도서관이 없다. 그래서 책을 빌리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책을 한가득 싣고 오는 버스를 기다린다. 이동 도서관이다. 이동 도서관에 들어서면 양쪽 벽면에 책이 빼곡히 꽂혀있다. 맨 뒤에는 좌석이 두 개 있다. 앉아서 책도 읽을 수 있다. 와. 생각보다 잘 되어 있다.

 

처음으로 이동 도서관에 갔던 날 도서관 이용 신청서를 작성하고 그 다음주에 도서관 이용증을 수령했다. 물론 책은 이용 신청서를 작성하고 바로 대출이 가능하다. 단, 이용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예전에 다른 지역에서는 신분증도 확인하지 않고 바로 대출증을 만들어 줬었는데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건지 담당자가 깜박한 건지 알 수 없다. 하긴 그 곳에서는 캠으로 사진을 찍어 뒀지.

 

각설하고, 책을 고르는데 보니깐 죄다 새책이다. 일반 도서관에서처럼 많은 책을 구비해 둘 수 없으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책을 위주로 구비해 다니는가 보다. 여기에 있는 책의 절반 이상이 초등학생용 도서라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아. 청소년도서도 한줄을 차지한다. 그러니까 일반 성인이 볼 만한 책은 여기에 있는 책 중에서 4분의 1이 조금 넘는 정도이다. 선택의 폭이 좁다. 그러고 보니 딱 도서관의 신간 코너에 자리한 도서들 만큼 되려나 보다.

 

일반 도서관을 이용할 때에는 휴관일을 기억해 두어야 하지만 이동 도서관을 이용할 때에는 반대로 이용 시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동 도서관 버스는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 와서 45분 가량 머무르다 간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 가야 할 시각이 정해져 있으니 문을 닫는 시각은 고정되어 있지만 문을 여는 시각은 이곳에 도착하는 시각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정확한 시각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대략 언제 쯤 버스가 도착한다는 것 정도만 알 뿐이다. 아마도 한시간 간격으로 옮겨다니는 것 같은데 45분 정차, 15분 이동인가보다.

 

이동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알아서 와서 책을 빌려야 하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자칫 딴 짓을 하다 시간을 놓쳐버리면 1주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도 되지만 1주일에 한 번 도서관을 이용할 쑤 있는데 혹여라도 책이 연체되어 버리면 연체된 기간만큼 도서관 이용이 중지되어 버리니 도서관 이용에 타격이 크다. 그래서 도서관 버스가 도착할 즈음에 맞춰 알람을 설정해 놓았다. 되도록이면 이동 도서관이 올 때마다 이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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