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matanthus gregarius

네마탄서스

 

 

추운 겨울날. 활짝 피어 있는 꽃이 너무 예뻐 저도 모르게 꽃집에 들어갔습니다. 길가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즐비한데 초록이와 빨간 꽃을 보니 마음이 포근해지더군요. 꽃들이 얼어 죽을까 실내온도를 높여 놓은 꽃집이 따뜻해 그렇게 느낀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벌써 봄이라도 된양 예쁘게 꽃피운 화분을 보니 우리집에도 봄을 옮겨오고 싶은 생각이 밀려오네요.

 

어떤 걸 살까 하나씩 들여다보니 하나하나 다 마음에 들지 뭐예요. 그렇다고 마음에 드는 아이들을 다 데려올 수도 없고 참 문제예요. 제가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해서 말이죠. 꽃집에 있으면 예쁘게 꽃피우며 잘 살아갈 아이들을 괜히 제가 데리고 가서 비참하게 죽여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부터 앞서더라구요. 이제껏 키워본 적 없는 초록이 중에서 튼실하게 생긴 아이로 하나 골랐어요. 주먹 두 개를 합한 정도 크기의 포트에 담긴 것이 3000원이네요. 이정도면 크게 부담갖지 않고 화분 키우기에 도전해볼 만한 것같아요.

 

집에 오자마자 분갈이를 했어요. 꽃집 주인이 지금 분갈이를 지금 해도 된다고 했거든요. 봄까지는 기다리기 힘들어 과감하게 바로 해버렸어요. 작은 화분 두 개에 적당히 나누어 담으니 딱 좋아 보이네요. 물주기는 잎이 좀 처져보이면 물에 2-3분 정도 담가두라고 했으니 천천히 하면 될 것같아요. 물을 그닥 좋아아는 아이는 아니래요.

 

그런데 이거 이름도 뭍지 않고 집으로 데리고 왔지 뭐예요. 사면서 물주는 법만 전수해 들었네요. 어떻게 어떻게 인터넷 검색을 하다 이 아이의 이름이 네마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잎 중간 중간 달려 있는 빨간 잎이 잎처럼 생긴 꽃인 줄 알았는데 그게 꽃 받침이래요. 나중에 그 위로 꽃이 핀대요. 그런데 꽃봉오리 아랫쪽이 볼록 튀어 나와 복어를 닮았다고 네마탄을 복어꽃이라고도 부른데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복어라기보다는 금붕어 같아 보여요. 복어처럼 두리뭉실하게 생기지 않고 살짝 S라인을 그리며 볼록하거든요. 마침 네머탄의 영어 이름이 goldfish plant라고 하네요. 왠지 저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을 찾은 듯한 반가운 느낌이 들어요.

 

잘 키워서 내년에 네마탄의 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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