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cculent plant

다육식물

 

 

우리집에 있는 국민 다육이들. 꽃집 트럭이 올 때마다 하나씩 장만하다보니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꽃집이 일주일에 한번씩 왔는데 내가 오로라, 등미인, 청옥, 염좌를 사고 나니 더이상 우리 동네에 오지 않는다.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았나보다. 앙증맞고 귀여운 다육이를 종류별로 두루 사고 싶었는데 이제는 더아상 꽃집이 오지 않으니 다육이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겠다. 아래는 약 한달에 걸쳐 내가 모은 다육이들이다. 국민 다육이라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소형 포트의 경우 단돈 1000원에 집으로 데려 올 수 있다. 2013년 겨울의 가격.

 

 

 

Sedum Rubrotinctum cv. Aurora

오로라

 

 

네마탄을 사면서 같이 구입한 다육이. 내가 식물을 잘 못키운다고 했더니 꽃집 아저씨가 네마탄보다는 다육이가 더 키우기 쉬울거라고 권하시길래 하나 더 사왔다. 다른 다육이와 다르게 길게 생겨서 이 걸로 골랐다. 끝부분이 발그스레한 것이 예쁘기도 하구. 그런데 알고보니 웃자라서 이렇게 길죽하게 자란거였다. 이걸 팔면서 꽃집 아저씨가 속으로 웃었을 것같다. 아무리 초보라지만 웃자란 것도 모르고 그 걸 골라 들었냐면서. 아니면 웃자란 거라고 알려주지 않고 그냥 팔았으니 뜨끔했으려나. 그래도 단돈 1000원으로 이렇게 귀여운 다육이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다니 정말 기쁘다.

 

집에 와서 검정 포트에 그냥 두기는 좀 그래서 마끈으로 둘레를 두르고 리본도 만들어 붙였다. 이렇게 기르다가 나중에 다육이가 많아지면 다육이 마을을 만들어야지. 부디 그 때까지 안죽고 잘 살길 바란다. 겉흙이 바싹 마르면 왠지 물을 주지 않으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키우기 힘든 게 다육이니 걱정이다. 네마탄과 같이 역시나 이름도 모른 채 가지고 온 바람에 검색해서 이 다육이의 이름이 오로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웹상에 올라온 다른 오로라랑 다르게 보이긴 한데 그래도 오로라랑 가장 닮았다. 처음에는 홍옥인가 싶었는데 홍옥은 새빨갛게 물든다면 오로라는 핑크빛으로 물이 든다고 한다.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린다. 오로라가 홍옥의 변종이라 어쩔 수 없지 뭐. 오로라가 맞겠지. 그렇게 믿고 키우고 있다.

 

 

 

Pachyphytum oviferum 'Fujibijin'

파키피툼 오비프럼 푸지비진 :: 등미인

 

예전에 다육이를 사면서 이름을 알아오지 않은 탓에 이름을 찾느라 고생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아예 이름표가 달려 있는 아이로 데려왔다. 하얀색 픽에 미야꼬 오도리라고 적혀 있다. 일본에서 온 다육이인가 보다. 검색해보니 한국에서는 미야꼬 오도리를 등미인이라고 부른단다. 어쩐지 예쁘다 했더만 미인이었다.

 

등미인과 비슷하게 생긴 다육이로 동미인이 있는데 등미인은 분홍빛으로 물이 든다면 동미인은 살구빛으로 물든다고 한다. 정말이지 다육이는 비슷비슷하게 생긴 아이가 많아서 구분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같은 종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자라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솔직히 아직도 이게 등미인이 맞는지 긴가민가하다. 픽에 미야꼬 오도리라고 적혀 있었으니 등미인이 맞겠거니. 그렇게 믿고 키우고 있다.

 

내가 데리고 온 등미인. 꽃집에서는 예뻐서 데려왔는데 알고보니 이 아이도 웃자란 아이다. 처음 샀던 다육이도 웃자란 아이고. 내 눈에는 웃자란 아이들이 더 예뻐보이나 보다. 미의 기준은 제각기 다르니. 뭐. 웃자랐으면 어때. 그래도 미인은 미인인 것을.

 

등미인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다른 미인에게도 관심이 생긴다. 월미인, 도미인, 백미인, 앵미인, 홍미인, 경미인, 성미인, 견반미인, 달마미인 등 다육이는 미인도 참 많다. 하나같이 다 예쁘다. 괜히 미인이 아니겠지. 국민다육이라 단돈 1000원에 이런 미인을 데려올 수 있으니 다음 번엔 다른 미인도 들여야겠다.

 

 

 

Sedum burrito

세둠부리토 :: 청옥

 

 

세 번째로 구입한 다육이. 청옥. 동글동글 알알이 붙어 있는 것이 꼭 청포도를 닮았다. 크기는 훨씬 작은게 보면 볼수록 엄청 귀엽다. 청옥을 스투키 화분에 같이 심었는데 잘 자랄 수 있으려나. 꽃집에서 보니깐 스투키랑 다육이를 같이 심어서 키우길래 따라서 해봤다. 물론 다른 다육이를 함께 심은 것을 봤지만 청옥도 괜찮겠지. 어차피 같은 다육식물의 일종이니. 지금처럼 귀엽게만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jade plant

염좌

 

 

목대 굵게 튼튼하게 생긴 다육이는 꼭 미니어처 나무처럼 보여 독특한 매력이 있다. 맨날 멋스럽게 목질화된 다육이를 사진으로 감상하며 나도 꼭 그렇게 멋진 다육이를 키워보고 싶다고 생각했엇는데 마침 꽃집에 갔더니 나무처럼 생긴 다육이가 출시되어 있었다. 바로 골라 잡았다. 중형 화분에 무리를 이룬 다육이는 아무래도 몸값이 사악하니 작은포트에 담간 아이를 사서 열심히 키워 봐야겠다. 한 10년 공들여 키워야 할란가. 이렇게 생각해 보면 큰 화분이 비싼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사실 집에 들인 다육이가 하나 둘 내 곁을 떠나는 바람에 다육이는 더이상 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목대가 굵은 다육이라면 왠지 튼튼하니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같았다. 이번엔 정말 마지막이다 하는 심정으로 또 다육이를 샀다. 이것도 다른 국민 다육이와 마찬가지로 작은 포트에 1000원. 사진에서처럼 화분에 넣고 나서 드는 생각인데 몇 그루 더 데려와서 작은 숲을 만들걸 그랬나 싶다. 다음에 꽃집에 가서 있으면 친구들을 더 데리고 와야겠다.

 

이번에 산 다육이는 수경재배로 키울것이다. 최근 다육이의 수경재배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처음에 다육이를 수경재배한다는 글을 보고 글이 잘못 입력된 것인줄 알았다. 알고보니 일본에서는 다육이를 이렇게도 많이 키운다고 한다. 심지어 선인장을 물에 담가 키우는장면도 목격했다. 흙에서는 다육이에게 물주기가 까다로운데 수경재배로는 물만 채워주면 되니 쉽게 키울 수 있단다. 정말이지 흙에서는 매번 다육이를 죽음으로 몰고 가서 겁이 나는데 새로운 방법을 알았으니 도전해 볼 만한 것같다.

 

집에 오자마자 과감하게 염좌를 포트에서 빼냈다. 그리고 흙을 털어내고 뿌리를 깨끗이 씻어서 물에 넣었다. 다육이 줄기를 잘라서 물에 담가 두면 뿌리를 내려 새로운 개채로 자라난다는데 내가 데려온 아이는 뿌리가 있는 것이라 줄기가 물에 닿으면 짓무기 때문에 뿌리만 잠기게 해서 넣었다. 워터젤리를 넣으니 입구가 넓은데도 넘어지지 않고 잘 서있는다. 물에 넣은지 하루만에 잎이 팽팽하고 튼튼해진게 느껴졌는데 일주일이 훨씬 지난 지금도 쨍쨍하다. 수경재배가 잘 맞나보다. 이젠 다육이를 데려와도 죽이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을 것같다. 조만간 다른 다육이도 시들해지기 전에 예쁜 유리병을 구해 수경재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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