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helospermum asiaticum var. intermedim

오색마삭줄 :: 초설

 

 

녹보수 화분 위가 아무래도 허전해 보인다. 꽃집에서 화분을 장식해 놓는 것처럼 작은 식물을 옆에 두면 좋을 것같다. 녹보수가 물을 좋아하니 물을 좋아하면서 잎이 예쁜 식물을 심으면 좋을 것같다. 그래서 꽃집이 보이면 들어가 잎이 예쁜 식물이 있나 살펴보곤 했다. 그러던 중 딱 내가 찾던 그런 모습의 식물을 발견했다. 그래 이거다. 잎모양과 색이 일정하지 안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  약간의 변주를 가미한 음악처럼 똑같은 패턴이 지겹거나 지루하지 않은 식물.

 

포트를 집어 들고 이 것을 사겠다고 판매원을 불렀다. 3000원. 딱 중간 크기의 포트 가격이다. 어떻게 키우는지 아리 위해 식물의 이름을 물어봤다. 어찌 된 것인지 판매원이 식물의 이름을 모른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급하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누군가에게 전송하고 전화 통화를 한다. 마삭이란다. 그러면서 햇빛을 받으면 색이 붉게 물들어 예쁘다는 말도 함께 곁들인다. 색까지 변한다니 더욱 마음에 든다. 다육이들이 붉게 물든 모습에 매혹되어 다육이 삼매경에 빠지곤 했었는데 마삭이 물든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면서 기대된다.

 

집에 와서 마삭을 만져봤는데 이상하게 바스락 거린다. 꼭 줄기에다 낙옆을 붙여 놓은 것같다. 꽃집에서 눈으로만 감상하고 덜컥 사가지고 온 게 후회된다. 손으로 만져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죽어가고 있는 마삭을 사가지고 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삭에 대해 알아봐야 겠다. 보니깐 내껀 다섯 가지 색을 내는 오색마삭줄이다. 초설이라고도 부른단다. 마삭이라고 했을 때에는 억세고 강한 느낌이 들었는데 초설이라하니 또 다른 느낌이다. 여리하고 예쁜 느낌이라고 할까. 각설하고 몇 번의 검색 끝에 마삭줄 이파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글도 찾았다. 바스락 거리는게 정상인가 보다. 아마도 마삭이라는 이름이 바삭거리는 잎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싶다.

 

검색하면서 다른 사람이 키우는 마삭 사진도 볼 수 있었다. 군데군데 붉은 색을 띠고 있는 오색마삭줄도 더러 있었다. 내가 구입한 마삭은 끝부분만 살짝 붉은 듯 하다 말았는데 붉은 잎까지 달고 있는 마삭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더욱 예쁘게 보인다. 마삭이라는 이 식물 완전 매력 덩어리이다. 불현듯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오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Trachelospermum asiaticum var. intermedim

오색마삭줄 :: 초설

 

 

오색마삭줄과 함께한지 언 두어달. 그동안 오색마삭줄이 서서히 죽어가는 것인지 잎이 하나 둘 말라비틀어져 떨어져버렸다. 안그래도 말라버린 것처럼 잎이 바스락거려서 살아 있는 건지 죽은 건지 긴가민가 한데 잎이 떨어져 나가니 아무래도 죽어가는 것같다. 그렇게 어떤 줄기는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버리고. 이러다 모든 마삭줄을 떠나보내는 게 아닌지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하루는 바닥에 떨어진 마삭 이파리를 주워내고 있는데 녹보수 뒷편에 있는 마삭 줄 끝으로 여리한 연두빛이 보인다. 새싹이다.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니 봄을 알리는 양 마삭줄기 끝에서 두 줄기의 새싹이 난 것이다. 살아있었구나. 죽어가는 줄만 알았던 마삭이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니 무척 반갑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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