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멘토 권용현의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

 

 

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 성형을 하면 얼굴의 조화가 깨지는 것은 물론 자칫 잘못하다간 성형중독으로 가기 쉽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얼굴의 조화를 깨는 - 예를 들어 서구형의 굴곡 있는 얼굴에 동양인의 가늘고 길게 찢어진 작은 눈 같은 경우에는 성형수술 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성형 수술 이후 오히려 얼굴의 조화가 깨져버리니 말이다.

 

저자는 한결같이 얼굴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성형을 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한다. 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자신의 얼굴이 틀어져 있다면서 직접 보톡스 시술을 한 얘기가 나온다. 성형은 하지 않지만 보톡스는 맞는구나. 하긴 요즘 보톡스 같은 주사요법은 성형 축에 들어가지도 않으니 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는 게 맞는 말이긴 하다.

 

"필자도 한쪽 턱을 많이 쓰다 보니 얼굴이 한쪽으로 틀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왼쪽 턱을 많이 쓴 탓인지 얼굴이 횐쪽으로 휘어 있다. 왼쪽 눈썹과 눈이 오른쪽보다 살짝 아래에 있다. 코도 일직선이 아니다. 턱끝은 약간 왼쪽으로 쏠려 있다 얼굴 가운데를 이른 선이 살짝 왼쪽으로 휘어 있다. 최근에 의식적으로 반대쪽인 오른쪽 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거울을 보면서 많이 쓰던 왼쪽 턱근육에 보톡스를 직접 주입하기도 했다."(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 pp.120~121)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던 부분. 그림자 의사의 존재이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의사가 와서 수술을 한다니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수술이 이루어지는 것같다. 저자가 성형외과 의사이다보니 성형외과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일을 밝힌 것이긴 하지만 혹여나 다른 분야에서도 그림자 의사가 활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괜히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 한나는 성형수술 전 무대에 오르는 가수 대신 노래를 부르는 '얼굴 없는 가수'를 직업으로 삼았다. 병원에도 그런 의사들이 있다. 특히 큰 병원일수록 유명한 의사는 진료만 보고 수술에는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아무래도 큰 병원에서 직위가 높은 의사들은 진료뿐 아니라 경영 및 대외활동으로 바쁘기 때문에 모든 업무를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환자와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수술에는 진료를 봤던 의사 대신 다른 의사가 참여해서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그림자 의사shadow surgeon라고 한다."(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 p.35)

 

나는 『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 』를 보면서 언제부턴가 부쩍 튼튼해진 내 턱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저자는 큰 턱은 관상학적으로 말년의 운을 나타내는 것이니 좋은 것이라 위안했다. 그리고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보여주며 마릴린 먼로는 일부러 턱이 도드라져 보이게 사진을 찍었다면서 내 얼굴은 모성애가 느껴지는 믿음직한 얼굴형이라고 토닥였다.

 

"마릴린 먼로의 사진들은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고 시선은 아래로 향하고 찍은 것들이 많다. 이런 각도로 사진을 찍으면 턱이 강조되어 얼굴이 넓어 보인다. 눈은 가늘고 눈두덩은 넓어 보인다.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으면 모성성이 강조되어 보인다. 어린아이가 젖을 물고 올려다본 어머니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기 때문이다. 젖을 물고 올려다봤을 때 어머니의 모습은 턱이 강조되어 보인다. ...(중략)... 마릴린 먼로는 무의식중에 잠재된, 어린 시절 어머니의 모습을 회상시켰던 것이다."(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 pp.110~111)

 

하지만 마릴린 먼로의 사진은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다. 내가 시무룩해 하고 있으니 저자는 물구나무를 서면 턱선이 갸름해질 수 있으니 물구나무 서보라고 권한다. 턱에 올라 붙을만한 살이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물구나무서기만한 것이 없다고 하니. 혹시라도 턱선이 갸름해질까 열심히 물구나무를 서 봐야겠다.

 

"이소연 씨가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면서 찍은 사진을 보면 얼굴이 확연하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마와 코가 앞으로 돌출되고, 전체적인 볼륨이 위로 올라가면서 얼굴형이 갸름해졌다. ...(중략)... 노화로 인해 생기는 '위축'과 '처짐'이 무중력 상태에서는 반대로 일어난다. 아래로 얼굴조직을 잡아당기는 중력이 없으니 전체적으로 얼굴 볼륨이 위로 올라간다. 이때 턱선이 갸름해지며, 볼살이나 앞광대 부위가 위로 올라간다. 게다가 혈액과 체액이 위로 쏠리면서 볼륨이 더 늘어나면서 채워진 듯한 느낌이 든다. 이마가 더 볼록해 보이고, 코도 오뚝해진다. 이런 현상을 우주부종이라고 한다. ...(중략)... 중력의 영향을 거꾸로 받는 자세가 있다. 바로 물구나무서기 자세다."(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 pp.13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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