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간장, 고추장, 된장부터 해서 카레, 짜장 등 각종 소스는 물론 이따금씩 즐겨 먹는 라면, 과자, 햄 등등 내가 먹는 거의  모든 음식에 식품첨가물이 듬뿍 들어 있다. 식품첨가물의 위해성에 대해 익히 들어왔음에도 이미 입맛이 길들여진터라 쉽사리 공산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던 찰라에 눈에 들어온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왠지 이 책을 읽으면 식품첨가물의 위험을 살갑게 느끼고 되도록이면 자연식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내 눈에 바로 들어온 글자는 '식품첨가물'뿐이었으니.

 

책을 꺼내 표지에 적인 문구를 살펴봤다. 나의 예상을 완벽히 뒤엎어 버리는 강력한 메시지. "식품이 오늘날처럼 안전했던 적은 없었다. 또 소비자가 지금보다 더 불안했던 적도 없었다. 그 이유는 불신이다." 이는 칼 하인츠 슈타인뮬러라는 사람이 남긴 말을 인용해 놓은 것이었다. 어느 하나 안심하고 먹을 음식이 없는데 그게 단순히 불신 때문이라 치부하다니. 게다가 저자는 "첨가물은 단지 식품(천연물)의 활성성분 농축물일 뿐"(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p.227)이라며 첨가물의 위해성이 천연물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었다. 집에서 사먹는 식품에 표기된 목록만 봐도 저자가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어서 쓰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버젓이 표기되어 있는 걸 본 기억이 있는데 말이다. 내가 몹쓸 회사의 제품을 사먹는 것인지. 아무래도 저자가 안드로메다 어딘가에 존재하는 - 꼭필요한 식품첨가물만 쓰는 - 식품회사의 이야기를 지구에 존재하는 식품회사에 일반화해버린 것같다.

 

하지만 조금만 돌려 생각해보니 내가 식품첨가물에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있었던 게 맞는 것같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각종 건강보조식품과 의약품만 하더라도 식품첨가물처럼 특정 성분만을 추출하여 만들어낸 것이 아니던가. 게다가 자연식품에서 염려되는 GMO, 농약, 항생제, 중금속, 방사능은 걱정 안해도 되니.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자의 말마따나 "식품첨가물은 자연에서 추출한 안전하고 편리한 맛의 도구"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식품첨가물이 안전하다고 해도 식품첨가물은 첨가제일뿐 식품의 주원료가 아니니 안전한 먹을거리가 없기는 마찬가지. 식품첨가물을 이용하여 만든 가공식품도 주재료는 자연식품이니 자연식품의 위해성에서 벗어날 수 없지 않은가. 앞에 놓인 음식이 유익하다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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