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당신을 죽이는 설탕

오래 살고 싶은가? 멀지 마라 설탕

설탕의 독

 

 

웰빙 바람을 타고 설탕이 터부시되고 있는데 혹여나 설탕의 장점은 없는지 인터넷 검색을 했다.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다』는 책을 발견했다. 설탕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닌가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책소개를 봤다. 그런데. 이것은. 시.집. 책 제목에 낚였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단 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그런 날 위로해줄 책은 없나보다.『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다』를 뒤로 하고 나니 『설탕의 독』이 나를 기다린다. 설탕의 효능을 찾기는 걸렀다.

 

몇 주 후. 오랜만에 시간맞춰 (이동)도서관에 갔는데 책꽂이에 『설탕의 독』이 보인다. 분명 지금까지는 없었던 것같은데. 이 번에 들어온 것인지 아니면 계속 대여상태였던 것인지. 누군가 내각 이 책에 관심을 보일 것을 알고 미리 갖다 놓은 것같다. 우연이었겠지만 이런 건 분명 읽어봐야 한다.

 

설탕의 위해성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몸에 해롭듯 그렇게 설탕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들여다보니 설탕은 내가 생각 했던 것보다 많은 질병과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었다. 저자는 "설탕을 먹지 않으면 비만이나 영양 부족, 심장 발작, 당뇨병, 치아 우식, 십이지장궤양에 걸릴 가능성이 줄고, 어쩌면 통풍, 피부염, 일부 암에 걸릴 가능성도 낮아지고, 대체로 수명이 늘어날 것"(설탕의 독 p.246)이라 단언한다.

 

"이 책에서 나는 확실하고 관찰 가능한 과학적 연구에 관한 부분과 관찰 내용에 대한 나의 개인적 견해이자 해석인 부분을 분명하게 구분해 놓았다고 생각한다. 내 글이 어떻게 맞고 어떻게 틀리는지는 시간이 흐른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확실하고도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은 지금 당장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인체 생리상 설탕은 꼭 머어야 하는 필수 식품이 아니다.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는 백설탕, 황설탕, 원당을 먹지 않고도 저절로 또는 음식이나 음료수를 통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두 번째, 식품 첨가제로 사용되는 다른 재료들은 이미 알려진 설탕의 영향 중 극히 일부만 해당되더라도 즉시 사용 금지될 것이다."(설탕의 독 p.21)

 

백해무익한 설탕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실상 그럴 수는 없으니. 설탕을 먹는다면 백색의 완전히 정제된 설탕보다는 그보다 조금이라도 정제가 덜 된 설탕을 먹자 싶다. 그래서 마트에서 설탕을 살 때면 어김없이 황색의 갈색설탕을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황설탕이 백설탕에 비해 몸에 좋을 것이라는 것은 나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황설탕 중 일부는 정제하지 않은 원당이고, 나머지는 앞에서 살폈듯이 당밀이나 캐러멜을 정제한 백설탕(사탕수수 설탕이든 사탕무 설탕이든 상관없다)에 첨가하여 생산된다. ...(중략)... 설탕을 꼭 먹어야겠다면 황설탕을 먹는 것이 좋다. 단, 품질이 좋은 진짜 원당이어야 한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영양분과 당밀이 많이 함유된 깨끗하고 짙은 무스코바도 설탕을 골라야 한다. 또한 시중에 나와 있는 청량음료와 아이스크림, 과자류, 초콜릿, 달콤한 케이크, 비스킷 등에는 모두 흰색 정제당이 들어가 있다는 사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설탕의 독 pp.53~59)

 

설탕을 먹으려면 무스코바도 설탕을 먹으라는데. 무스코바도 설탕은 무엇인지. 팔기는 하는 것인지. 어디서 수소문 끝에 구한다 하더라도 사악한 가격에 고이 모셔두고 자린고비처럼 눈으로만 맛을 봐야 할 것같은 불안감. 아무래도 설탕의 독에서 자유로워지기는 걸렀다. 설탕의 달콤한 유혹은 설탕의 독보다 강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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