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사고를 위한 두뇌 개조 프로젝트

0초 사고

 

 

결정장애가 있다.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 지나칠 정도로 다양한 경우를 고려하는 탓에 아무런 결정도 못한 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버리기 일쑤다. 나를 보며 답답해 하는 주변 사람들에겐 "결정장애"하며 웃어넘기지만 속으로는 통곡한다. 나에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마냥 흘러가는 시간을 헛되이 흘려 보내는 것이 참 아깝다. 언제 자리 잡은 것인지도 모르는 이 증상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해버리는 나를 발견할 때면 이러는 내가 참 한심하게 느껴진다. 결정장애. 이건 엄청난 고민이며 걱정거리다. 쉽지는 않겠지만 하루라도 빨리 결정장애에서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어디서 속단속결하는 비법이라도 전수받았으면 좋겠지만 좀처럼 이와 관련된 정보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0초 사고』가 한줄기 희망의 빛처럼 다가왔다. 책꽂이에 꽂힌 수 많은 책을 스쳐지나가다 이 책을 발견한 것을 보면 아마도 결정장애에서 벗어나고 싶은 나의 간절한 바람이 무의식 중에 영향력을 발휘했나보다. 어찌 되었든 우연히 『0초 사고』를 발견해 상당히 만족하며 책을 읽었다. (『0초 사고』가 내가 원하던 내용을 담고 있고 유익한 책임에는 틀림 없지만 아쉽게도 매우 흡족하지는 못했다. 솔직히 말해 책의 절반정도 되는 앞부분은 이미 설명한 것을 계속 되뇌고 있어 따분했다.) 『0초 사고』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하다보면 "0초"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의 결정장애 증상이 완화될 것같은 확신이 든다. 이제 남은 것은 책에서 알려준 방법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0초 사고』에서 소개하는 초고소 사고를 위한 두뇌 개조 "방법은 간단한다.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잇달아 메모로 써나가기만 하면 된다. 단, 노트나 컴퓨터에 쓴느 게 아니라 A4용지에 1건당 1페이지 분량으로 쓴다.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서 쓰는 게 아니라 1페이지를 1분 이내에 줄줄 써낸다. 매일 10페이지씩 쓰고, 파일에 넣어 재빨리 정리해 둔다."(0초 사고 p.13) 첫 시작부터 마음에 든다. 매일같이 10페이지씩 쓴다는 게 힘들어 보이긴 하지만 그때 그때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다보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어보인다.

 

 

 

메모 쓰는 방법                                            2015-1-1

 

- 메모는 왼쪽 위에 제목을 쓴다

 

- 4~6행, 이런 식으로 본문을 쓴다

 

- 1페이지를 1분 이내에 쓴다

 

- 자기가 읽을 수 있는 글씨면 충분하다

 

- 이 페이지의 절반 정도까지 어느 정도 상세하게 쓴다

 

 

 

 

(0초 사고 p.101)

 

"매일 10페이지씩 메모를 쓰면, 2주에 140페이지가 된다. 이것을 그냥 방치하면 수습할 수 없게 될 테니, 쓰기 시작한 지 4~5일이 지난 무렵에 5~10개 정도 항목으로 나누라고 권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A4 클리어 파일을 준비하고 라벨을 붙여서 정리한다. 밑에서 3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파일 읾 길이를 고려해서 라벨을 붙인다."(0초 사고 p. 203) 저자의 경우 1. 장래 비전, 하고 싶은 일 2.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3. 팀 매니지먼트, 4. 새로운 아이디어 5. 생각한 것 6. 정보 수집 7. 들은 이야기 8. 회의로 분류하고 프로젝트마다 별도의 파일을 따로 두고 있다고 한다. "항목별로 메모를 집어넣은 클리어파일은 그냥 쌓아 나가면 된다. ...(중략)... 단, 자기의 성장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3개월에 한번쯤은 쭉 훑어보면 좋다. ...(중략)... 3개월 후, 6개월 후에 이렇게 다시 읽어 봄으로써 무슨 고민을 했는지,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그 후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0초 사고 pp.218~219)

 

이와 더불어 저자가 주는 팁 하나. "성장 욕구가 있는 분에게는 매일 30분가량 인터넷 정보 수집에 시간을 투자하라고 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매일 페이스북, 트위터의 타임라인,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관심 분야 위주로 대강 읽어 보면 좋다. ... (중략) ... 그때 대부분의 기사는 읽고 지나치지만, 특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기사는 출력하면 좋다. 손에 들고 읽고, 형광펜을 사용하거나 감상 또는 촌평을 댓글로 올림으로써 중요한 내용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익히는  정보 감각, 정보력은 즐겨찾기나 에버노트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형광펜으로 표시하거나 댓글을 올린 후, 메모와 같은 주제별로 정리해 클리어파일에 보관한다"(0초 사고 pp.117~118).

 

 

 

 

덧.

『0초 사고』를 읽으니 떠오르는 책이 하나 있다. 『물음표 일기』라는 책이다. 『물음표 일기』 또한 두뇌를 개발하기 위한 방법을 전수하는 책이다. 하지만 『0초 사고』가 빠른 두뇌 회전을 위한 것이라면 『물음표 일기』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를 위한 훈련을 돕는다. 둘 다 효용성은 있지만 나 같은 경우 『물음표 일기』에 비해 『0초 사고』가 훨씬 수월할 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좋게 다가온다. 사실 『물음표 일기』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성인이 된 내가 불규칙적인 일상 속에서 '물음표 일기' 의 형식에 따라 매일같이 일기를 써 나간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몇 번 쓰다 이내 관두고 만 기억이 있다. (물음표 일기에 관한 글 http://ijmi.tistory.com/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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