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제목이 이상하다. '나는 이제, 나로 살기로 했다'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다르다. 『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왜 이렇게 이렇게 어색한 문장을 책 제목으로 달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는 충분히 알겠다.

 

뉴질랜드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며 자연과 함께 생활한다는 저자. 그도 전에는 직장 생활을 하며 평범하게 살았다고 한다. 지금처럼 뉴질랜드 호숫가에서 생활하는 것을 꿈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생활비를 아끼고 최대한 간소하게 생활을 하다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자신이 꿈꾸던 삶을 살고 있어서인지 저자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확실히 여유롭고 자유로워 보인다.

 

『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는 총 50개의 짧막한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틈틈이 짧게 읽기에도 좋고 한자리에서 몽땅 읽어 내려가기에도 무난하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인간 본연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눈에 보이는 방해물과 머릿속의 잡음을 줄이면 사고가 바로 선명해지면서 당장에라도 눈앞의 일을 시작하고 싶어진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순식간에 시간이 간다. 가슴속이 뜨거워지고 심장이 뛴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창조적인 시간'이다. 그리고 이런 창조적인 시간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가 인생의 질을 결정한다. 자신을 완전히 바꾸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선 간소하면서도 절제된 공간을 손에 넣자."(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p.30)

 

"줄 때는 보답을 바라지 말자. 바라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나눈 만큼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다가온다. 사람도, 일도, 돈도 자신이 내보내면 들어오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답을 늘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계속 알려야 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구에는 멋진 '순환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시스템은 사물도 인간도 정보도 기회도, 그것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로 모이도록 해준다."(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p.39)

 

"'무엇이 하고 싶은가? 무엇을 갖고 싶은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지내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도 잘 모르게 되고 만다. 모든 장르의 좋아하는 일 목록과 좋아하는 것 목록을 만들자. 그것을 늘 되새김질하면서 항상 진지하게 자신이 정한 선택을 하자. 그러다 보면 정말 하고 싶은 일도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p.49)

 

"잃으면 무엇이 두려운지만 정확히 짚어두면 타협하거나 영합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걸 수 있다. 만일의 경우에는 언제라도 원점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중략)... 도전할 시기는 언제 눈앞에 닥칠지 모른다. 그때를 위해서 얼마만큼까지 '최저생계비'를 낮출 수 있는지 확인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태가 벌어져도 살아갈 수 있다'라고 확신한 순간, 인간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p. 55)

 

"내가 도시에서 혼자 살고 있었을 때, 항상 주변에는 많은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온갖 종류의 소리가 다 섞여 들리고 밖은 밤에도 환했다. 그리고 왠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압박감과 초조함이 엄습해왔다. 방에 혼자 있어도 밖에 있는 사람들의 기척에 오히려 고독함을 참기 어려웠다. 인간은 다른 누군가의 존재가 있을 때 고독을 느낀다. 그 다시의 나는 분명히 방도 인생도 잡음이 가득한 불필요한 짐을 너무 많이 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짐만큼 사고가 복잡해지고 항상 의미 없는 것들을 고민했다. ...(중략)... 혼자 있어보면 시간이 없어서 불안한 것이 아니라 불안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다고 깨닫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와 혼자서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는 시간과 잡음이 전혀 없는 대자연의 풍경은 흐트러진 마음을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나무에서 향기가 피어오르고 야생 새들이 지저귀는 지구 위에서, 지금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껴보길 바란다."(나는 이제, 나를 살기로 했다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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