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논술 특강

 

 

이웃 블로거가글쓰기에 관한 책으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추천해줬다. 마침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책이었다. 도서관에 갈때마다 항상 눈에 보였던 책. 하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항상 다음에 읽기로 잠시 미루었던 책그동안 언젠가 읽을거라면서 정작 읽지는 않았던 게 생각나 도서관에 갔을 때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찾아봤다. 웬걸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 보이지 않는다. 꿩 때신 닭이라고 대신 그 근처에 있던 유시민 씨의 이름을 내걸은 책을 빌렸다.

 

읽으려고 보니 『유시민의 논술 특강』이다. 잘못 빌렸다. 앞으로 내가 논술 시험을 치를 일이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이왕 빌려온 거 살짝 훝어 보았다. 아. 옛날 생각 난다. 대입에 앞서 잠시 논술을 배웠었는데 말이다. 그 당시 내가 살던 지역에는 논술학원이 없어 친구들과 그룹을 형성해 논술 과외를 받았었는데... 그 때 저자가 제안하는 '자기 주도 눈술 시험 훈련법'을 알았더라면 친구들과 함께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논술 시험에 대비하였을 수도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고3 때 심지어 친구 따라 강남에 있는 논술학원에도 갔었는데 역시나 실질적인 논술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같다. (단기간에 진행되는 특강인지라 -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어떤 제시문이 나오더라도 무난하게 적용시키기 좋은 명언과 답안 예시를 외우고 실제처럼 답안을 작성하는 훈련을 했다. 이러한 논술문은 『유시민의 논술 특강』에서 지적하는 - 복사판처럼 여러 사람이 똑같이 작성한  - 좋지 못한 답안이었다. 『유시민의 논술 특강』을 읽다보니 예전에 내가 논술 과외와 특강에서 배우지 못했던, 그리고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논술의 비법(?)이 속속들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말인데 『유시민의 논술 특강』은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참 유용할 것이라 여겨진다.

 

아래는 내가 『유시민의 논술 특강』을 읽으며 표시해 두었던 부분을 살짝 옮겨 놓은 것이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 지름길이나 샛길도 없다.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고 하루 한 문장이로도 꾸준히 쓰는 것이 글쓰기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논술 시험은 예외다. 논술 시험은 여러 면에서 보통의 글쓰기와 다르다. 무엇보다 글 쓰는 환경이 특별하다. 시간, 장소, 정보가 모두 엄격하게 제한된다. 마음 가는 대로 쓰는 게 아니라 출제자가 요구하는 것을 써야 한다."(유시민의 논술특강 pp.6~7)

 

"남한테 소위 '일대일 첨삭' 지도를 받는 것보다는 동료들과 토론해서 스스로 첨삭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실전에서는 남한테 첨삭지도를 받을 수 없다. 오로지 스스로 답안을 고치고 개선하는 자기 주도형 첨삭만 허용된다. ...(중략)... 최초 메모를 만들고, 제시문과 논제를 다시 보면서 메모를 수정 보완해 나가고, 시험 시간의 절반이 지날 때까지 최종 메모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자기 주도형 첨삭이다. 이것을 잘하는 사람이 좋은 성적을 얻는다."(유시민의 논술특강 p.160)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는 방식에는 특별한 게 없다. 모여서 실전연습을 할 기출문제나 예상문제를 정한다. 흩어져서 각자 실전과 같은 조건에서 답안을 쓴다. 다시 모여서 답안을 돌려 읽는다. 서로 다른 관점, 다른 논리, 다른 문장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다. 각자 자신이 쓴 답안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살핀다. 답안을 어떻게 써야 좋은 평가를 받을지 의견이 일치할 수도 있고 끝까지 다를 수도 있다. 합의가 되든 되지 않든 상관없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까 다양한 관점과 논리를 교환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토론이 끝나면 헤어져서 각자 답안을 쓴다. 그리고 또다시 모여서 두 번째 답안을 돌려 읽고 토론한다. 이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밟는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기출문제를 가지고 세 번 논술문을 쓰게 된다."(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p.159)

 

"말이든 글이든, 제대로 하려면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생각이 합리적이라야 말도 글도 논리적으로 할 수 있다. 비뚤어진 생각을 곧게 표현할 수는 없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면서,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럼게 생각을 문자로 옮기면 저절로 좋은 글이 된다. 글보다 말이 먼저고, 말에 앞서 생각이 있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생각의 힘을 길러야 한다."(유시민의 논술특강 pp.165~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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