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떠돌다 예사롭지 않은 제목을 단 책을 발견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운명적인 이끌림에 머지않아 이 책을 입수했고, 뭐가 그리 바빴는지 열흘가량 지나서야 차분한 시간을 마련해 책장을 넘겼다.

저자의 시만큼이나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가 꽤나 나온다. 류시화의 시를 좋아한다면 이건 완전 취향저격. (난 책 속에서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듣는 걸 좋아라해서) 한번씩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고 좋을 수 없었다. 반면에 잡지에서 흔히 볼법한 - 어디선가 주워 들은 이야기(?)가 많은 듯해 이따금씩 따분함을 견뎌야 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부분.

"인생의 문제를 초월했다는 듯 우리는 곧잘 노 프라블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노 프라블럼의 기준을 '나'에서 '타인'으로, 나 아닌 다른 존재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빅 프라블럼'이다. 자기 중심에만 머물러 있는 관점은 결코 노 프라블럼일 수가 없다."(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p.21)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생명들을 우리는 먹는가. 우리와 똑같이 살아 있기를 원하고 행복을 갈망하는 생명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그 삶을 잘 사는 것만이 그 생명들에 값하는 길이다. 그들이 어느 날 꿈속에서 우리에게 물을 것이다. 자신들의 수많은 희생에 값하는 삶을 살고 있느냐고."(날아가는 새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p.232)




덧.
저자가 들려주는 짤막한 여려 편의 이야기 중에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게 하나 있엇다.  '아무리말해도못알아들어' 추장 이야기이다. 저자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이의 이야기를 빗대어 지어낸 것인지, 치페와 족에 전해 내려 오는 이야기인지. 아마도 전자인 듯하지만 만약에 후자라면 완전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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