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배추전에 눈을 떴다. 간장 참기름에 달큰한 배추전을 찍어 먹는 맛이란... 배추전을 처음 맛본 이후 나는 완전히 배추전에 매료됐다. 어렸을 때부터 배추전을 맛볼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왜 먹을 시도도 안 했던 것인지 잔뜩 후회된다.

배추전을 먹기 위해 난생 처음 용기 내어 배추를 샀다. 배추를 다 먹지도 못하고 썩혀 버릴까봐 걱정했었는데 완전 기우였다. 전 부쳐 먹고, 된장국도 끓여 먹고, 가장 안쪽은 쌈까지 싸먹었다. 배추 하나로 식탁이 건강하게 풍성해졌다. 그맛에 이따금씩 배추를 사 먹었다.

그런데 배추 한 포기에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분명 배추 한 통을 샀는데 버리는 양이 배추 만한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가득 채운다. 배추 겉면의 초록잎은 질겨서 죄다 벗겨 버렸는데 아무래도 너무 많이 버렸나보다. 안쪽의 깨끗한 초록잎을 활용할 방법을 찾다 배추의 겉잎으로 우거지를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배추로 내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또 하나 생겼다. 신나는 일이다. 여기에 음식물 쓰레기가 1/3 로 준 건 덤이다. 배추는 사 먹을 엄두도 못냈던 내가 배추를 사서 이렇게 살뜰히 다양하게 요리해 먹다니! 뿌뜻하다.



* 우거지 만드는 방법

1. 배추 겉잎의 깨끗한 부분을 골라 깨끗이 씻는다.
2. 냄비에 물을 한가득 넣고 끓인다.
3. 물의 양에 따라 소금 또는 설탕을 몇 스푼 넣는다.
(색이 선명해진다)
4. 줄기부분을 넣고 끓인다.(3-4분)
5. 잎부분도 마저 넣고 끓인다.(1분)
6. 찬물에 헹군다.
7. 먹기 적당한 크기로 썰어 담는다.
8. 우거지가 잠기게 물을 넣어 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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