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다이어리

diary

 

 

지난 몇 년간 인터넷에서 다이어리를 구입하여 썼는데 꼭 뭔가가 내 스타일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분명 1년내내 옆에 끼고 살았다 싶은데도 쓰고 나서 보면 반도 못 쓴 채 한 해가 지나가버리곤 했다. 오프라인 상에서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구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다이어리를 구입하기 위해 나의 생활반경과 멀리 떨어져 있는 팬시점에 찾아가는 건 무리이고. 그래서 올해는 크게 마음 먹고 다이어리 제작에 나섰다.

 

2015 다이어리 제작을 위해 2014년 11월부터 속지 디자인에 착수했다. 디자인이라고 해봤자 칸을 나누고 요일을 기입하는 게 다지만 그래도 나름 내가 다이어리를 쓰는 패턴에 맞게 크기를 조절해 선을 그었다. 그러고 나서 한참을 잊고 지냈다. 2015년이 한참 후에야 다가오는 듯. 그러다 2014년 말이 되어서야 겨우 A4 용지를 다이어리를 만들 크기로 재단했다. 집에 재단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 A4 용지 여러 장을 포개어 칼로 잘랐다. 이렇게 노트를 만든답시고 종이를 자를때면 집에도 작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4년이 다가도록 다이어리를 만들기 위해 재단한 종이는 백지 상태 그대로였다. 아직 새로운 다이어리의 부재에 대한 불편함을 못느꼈기 때문인지 속지를 인쇄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결국엔 2015년이 시작된 이후에야  프린터기에 전원을 켰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알맞은 위치에 속지를 인쇄하는 데 성공. 익숙한 솜씨로 본드로 제본을 뜨고 인조가죽으로 표지를 만들어 붙였다. 금방이었다.

 

오. 완성. 사진에는 표지에 핸드메이드 라벨이 있지만 그것은 사진을 찍기 위해 소품으로 활용한 것일 뿐 표지엔 아무런 장식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다이어리는 장지갑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다이어리 커버에 속지 개념으로 끼워 쓸 것이니. 괜히 다이어리 표지에 장식을 달았다 나중에 떨어지거나 하는 등의 불상사가 생기는 것보다는 아예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듯하다. 대신 2015년이 다 지나고 나면 올해를 기념할만한 작은 소품 하나를 장식으로 달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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