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peace in constructivism & post-modernism

구성주의 및 탈근대적 관점의 국제평화


 

 

 
1. 구성주의와 탈근대주의

 

구성주의와 탈근대주의는 정체성과 이익을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 사회이론이다. 행위자들 사이의 간주관적(Inter- subjective)인 관행이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어떻게 정체성과 이익을 형성하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1) 구성주의(Constructivism)

 

구성주의는 기존의 이론적·방법론적 패러다임 간의 상충적인 측면을 매개하려는 이론이다. 합리주의(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적 구성요소 모두에 핵심적인 세계정치의 동일한 측면을 다루고 있으면서, 성찰주의적 접근의 중심 주제인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에 부여하는 의미와 정체성 문제에도 중점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1) 국제관계의 현실은 지식과 사회적 요소에 의해 구성된다.

국제관계는 권력정치에 의해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념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근본 구조는 물질적이라기보다는 관념적인 것이다. 물질의 의미와 중요성은 관념을 통하여 부여되므로 물질은 공유된 지식의 구조를 통해서만 의미를 갖는다. 마찬가지로 행위자들의 정체성과 이익은 공유된 이념에 의해서 사회적으로 구성되어진다. 비록 행위자가 자기 행동에 부여하는 의미는 문화적 환경에 의해 형성되지만 그 의미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2) 국제사회의 질서는 행위자와 구조의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행위자와 구조는 상호 의존적이며 규칙을 매개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규칙은 이해관계를 가진 행위자의 관행을 규제하고, 이해관계를 구성하며, 또 행위자의 행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행위자는 규칙을 이해하고 제도적 규범을 준수함으로써 구조를 재생산하면서, 동시에 상호작용에 내재화되어 있는 권력관계를 매개로 하여 그것들을 변형시키는 능력을 갖는다. 권력은 한 행위자가 다른 행위자에게 원하지 않는 것을 하게 만드는 능력일 뿐만 아니라 자기 운명을 통제하는 능력을 제한하는 정체성과 이해관계의 산물이기도 하다.


2) 탈근대주의(Post-modernism)

 

탈근대주의는 근본적으로 해체와 연관되어 있으며, 지식을 주장하는 데 있어 반기반적(Anti-foundational) 경향을 보인다. 모든 권력은 지식을 필요로 하며, 모든 지식은 권력에 의존함과 동시에 현존하는 권력관계를 강화시킨다. 그리고 세계에 대한 해석이 언어의 개념과 구조를 반영하기 때문에 세계는 텍스트적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사회 세계에 대한 진술은 오직 특정한 담론 안에서만 ‘진리’인 것이다. 탈근대주의는 객관적 지식보다는 주관적 지식을 강조하며 규범적 가치(Normative value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 국제평화에 대한 구성주의와 탈근대주의의

 

1) 구성주의의 국제평화에 대한 관점

 

국제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국제안보를 증진시킬 수 있다. 구성주의자들은 국제평화에 대해서 비관적이기도 하고 낙관적이기도 하다.


(1) 안보딜레마

간주관적 이해로 구성된‘안보딜레마’라는 사회적 구조는 국가들이 서로를 불신하기 때문에 서로의 의도에 대해 항상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국익을‘자조’차원에서 정의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들은 권력의 의미에 대한 공유된 지식을 얻고‘상호성의 논리’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현실주의자들이 강조하는 권력정치와 현실정치는 자기 성취적인 공유된 지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2) 안보공동체

국제체제에는 국가들이 항구적인 경쟁적 권력투쟁에 몰입하기 보다는 평화로운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도록 해주는 협력지향적 상호작용의 정책과 과정이 있을 수 있다. ‘안보공동체’는 ‘안보딜레마’와 대조적인 사회적 구조로서 국가들이 서로를 신뢰하며 분쟁을 전쟁 없이 해결하고자 하는 공유된 지식으로 구성된다. 재보장정책(Reassurance)은 국가들을 좀더 평화로운 안보 공동체로 움직이게 함으로써 공유된 지식의 구조를 가능하게 해준다. 안보공동체가 형성되면 전쟁의 위협은 사라질 수 있지만 전쟁이 아닌 형태의 강제력 사용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 평화가 실현될 수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안보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군비감축과 협력안보의 실천은 적극적 평화를 촉진할 수 있는 조건을 창조할 수 있다.


 

2) 탈근대주의의 국제평화에 대한 관점

 

탈근대주의자들은 국제정치와 안보에 있어 관념과 담론이 국가 행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정치의 지배적 법칙인 현실주의는 권력에 관한 담론으로 권력정치에 의해 전쟁을 초래하는 행동을 권장하는 세계의 이미지를 만든다. 따라서 세력균형은 그 자체가 전쟁으로 이어지는 행동의 일부가 되며, 동맹은 평화를 낳는 게 아니라 전쟁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개인, 국가, 지역 모두 서로 협력하고 국제사회를 더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현실주의 담론’을 평화와 조화를 강조하는‘공동체적 담론’으로 바꿔야 한다. 인식공동체가 공동체적 관념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다한다면 국제정치의 본질이 바뀔 수 있다.

 

 


3. 한계와 질문점

 

구성주의와 탈근대주의는 모두 국제평화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두 이론 모두 평화를 지향하는 데 있어 ‘현실주의’라는 한계에 맞닿는다. 지금의 국제사회에서 여전히 현실주의가 주된 이론이며, 국가는 아직도 무정부적 국제체제 구조에서 권력과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구성주의자들은 국가가 이기적 행위자가 아니고 현상유지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무정부상태의 특성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주의 국제이론은 자기성취적 예언을 실현시키며 안보 딜레마와 전쟁을 반복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구성주의는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실주의가 국제정치학계의 주요한 패러다임으로 존속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행위자가 안보공동체 또는 인식공동체의 평화와 조화를 강조하는 공유된 지식에 따라 행동해야 국제정치의 본질을 바꿀 수 있을까? 대부분의 행위자가 평화적 이념을 공유한다 하더라도 일부 패권을 가진 행위자가 현실주의 담론을 고수한다면 국제평화는 요원하리라 생각된다.

 

 

 

 

덧.

이 글은 세계정치론』<성찰주의와 구성주의>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생각을 덧붙인 것임. 개정판의 경우 <사회구성주의>와 <탈구조주의>에 해당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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