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수프

 

 

캐나다에서 중국인 가족 집에 홈스테이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평일 저녁에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홈스테이 가족을 따라 중국인 교회에 갔다. 젊은 사람 몇 명이 모여 성경 책을 조금 읽고 그것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야기 주제는 예수님이 물고기 몇 마리로 수 많은 관중들을 배불리 먹이고도 음식이 남았다는 것이다.

 

원래는 중국어로 하는데 중국어를 모르는 내가 있어서 영어로 한단다. 그래 놓고서는 느닷없이 나에게 질문을 한다. "어떻게 이런 기적이 일어 날 수 있었을까요?"  무척이나 난감했다. 아직도 그 때의 어정쩡하고 불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솔직히 예수님에 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이 일화만큼은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는 조심스럽게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냐고 물었다. 아니란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란다. 당시 예수님 말씀을 들으러 온 사람 중에는 도시락을 싸 온 사람도 있었는데 생선 광주리를 넘기면서 먹을 것을 조금씩 나눠 먹어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지. 참 사실적인 설명이다.

 

『단추수프』를 보니 한동안 잊고 지냈던 예수님의 기적 - 물고기 몇 마리로 수 많은 관중들을 배불리 먹였다는 일화가 생각났다. 거지가 뼈단추로 마을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정도의 수프를 끓여낸 기적은 예수님의 기적과 같은 것이었다. 조금씩 나눈 것이 가저다 준 기적.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보아요. 나눌 것이 있나요? 가만히 눈을 감아 보아요. 나눌 마음이 있나요?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나누어 보아요. 놀라운 기적이 우리를 기다립니다."(단추수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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