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블로그 이름 짓기

 

 

 

이웃 블로거의 블로그 이름 중에는 자기만의 독특한 색채가 잘 뭍어나는 예쁜 블로그 이름이 많이 있다. 《상상 공작소》, 《세상 돋보기》, 《생활백과사전》, 《책장을 넘기는 오후》, 《책과 함께 떠나는 여행》 이런 예쁜 블로그 이름을 보면 나도 이렇게 나만의 색채를 풍기면서 감성적인 블로그 이름을 가지고 싶다. 난 왜 블로그 이름을 '만들어 만들어'라고 지었을까.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별 생각없이 '만들어 만들어'라고 입력해 넣은 것을 종종 후회한다.

 

예쁘게 블로그 이름을 지어볼 생각을 한다. 블로그 이름에 '만들다'라는 단어를 넣고 싶다. 직접적으로 '만들다'라는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만들다는 의미를 지니거나 그런 뜻을 담았으면 좋겠다. “Anarchy is what states make of it."이라는 한 문장으로 다양한 국제정치 이론을 꿀꺽 삼켜버린 구성주의자의 말처럼 '만들다'는 말은 왠지 뭐든지 다 가능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힘들다. 아무리 머리를 지어짜내도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만들다'는 뜻이 연상되도록 하여 감성적인 문구를 만들어 내고 싶은데 식상하고 이미 누군가가 써먹은 구절만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그래서 매번 블로그 이름을 예쁘게 지어보려고 해 보지만 결국 실패하고 그대로 '만들어 만들어'를 쓰고 있다. 벌써 '만들어 만들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한지 1년이 다되어 간다.

 

“Anarchy is what states make of it."에서 끝 부분을 따 블로그 이름을 'make of it'이라고 하는 건 어떨까 생각도 했다. 그냥 'make of it'이라고만 하기에는 뭔가 불분명하고 모호한 것같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make. make. make. ... make it! make와 연관된 숙어는 단연 make it 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면서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 OST ever ever after 노래 가사 가운데 make it through~가 머릿속을 멤돈다.

 

나의 영어이름 jamie를 줄여 표기한 jmi도 알고보면 just make it의 약자일지도 모르겠다. 필명인 jmi 앞에 i를 달아 ijmi.tistory.com으로 한 블로그 주소를 따 I just made it 혹은 (좀 어색하지만 적절하게 잘 끊어 읽는다는 전제 하에) I Jamie make it 이라 명하는 것도 괜찮을 것같다. 아니. 같은 뜻이면 한글로 된 '만들어 만들어'가 유치하긴 하지만 기억하기도 좋고 깔끔한 것같다. 다시 만들어 만들어로 마음이 기운다.

 

암만 고민해봐야 내 머릿속에서는 '만들어 만들어'밖엔 나오지 않는다. 이게 내 블로그의 운명적 이름인가보지. 블로그 이름을 바꾼답시고 머리 아프게 고민하고 있느니 차라리 '만들어 만들어'라는 명칭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낫겠다. 만들어 만들어. 내가 꿈꾸는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만들어. 취미로 소품을 이것 저것 만들어 만들어.

 

이렇게 해서 예쁜 블로그 이름 짓기는 기존의 블로그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이젠 블로그 이름을 바꿀까 고민하지 말고 만들어 만들어라는 이름 하에 나 Jamie가 생각하고 쓰고 싶은 것을 마구마구 올려야겠다.

 

 

 

 

덧.

Anarchy is what states make of it은 알렉산더 웬트(Alexander Wendt)가 1992년 발표한 논문 <Anarchy is what States Make of it: The Social Construction of Power Politics>의 제목으로 구성주의 이론의 핵심 주장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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