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growth snacks

녹색성장 과자

 

 

과자를 먹다 문득 뒷면에 적힌 글을 읽었다. 녹색성장 ***. 이젠 과자에도 녹색성장이 붙는구나. 녹색성장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그리고 일반 과자에 비해 탄소를 68%나 적게 배출하다니 ***은 정말 훌륭한 과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난 이런 글을 보면 꼭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녹색성장 ***

 

 

1) ***은 XXXXX의 기술력으로 라인을 최소화하여 일반 과자대비 탄소발생이 68%적게 발생 됩니다.

    (160g 기준, 일반과자 250g, OOO 80g의 탄소발생)

 

2) 이는 *** 생산일(월 22일)기준 하루 3,387그루의 어린 소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으며 환경을 생각하는 XXXXX의 know-how입니다.

 

3) XXXXX의 기술력으로  ***은 대한민국의 환경을 보호합니다.

 

 

 

 

나에게 이 글은 "*** 과자를 생산하면서 하루 1,594 그루의 어린 소나무를 희생시켰습니다."라고 다가온다. *** 과자를 생산하면서 일반과자에 비해 68% 적게 탄소를 배출한 것이 하루 3,387 그루를 심는 효과를 내는 것이니 *** 과자를 만들면서 배출되는 - 일반과자 생산 대비 32%에 해당하는 - 탄소 배출량은 하루 1,594 그루의 어린 소나무를 없앤 효과를 내는 셈이니깐.

 

하루에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감당할 수 있는 나무를 심어도 본전인데. 환경을 보호한다고 홍보하려면 최소한 탄소 배출량을 -로 만든 후에야 해야지. 환경을 보호하기는 개뿔. 환경에 미친 악영향은 생각도 안하고 환경재단과 함께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힘썼다고 환경을 보호한 것이 되나? 차라리 탄소배출량을 줄였다는 것까지만 알려줬어도 OOO 과자를 환경을 생각한 제품이라고 여겼을텐데. 괜히 더 잘보이려다 완전 밉보이고 말았다.

 

그 덕에 난 *** 과자가 얼마만큼의 탄소를 배출하여 기후변화를 촉진하고 있는지 알 게 되었다. 그리고 XXXXX 회사는 기후변화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며 이를 가리기 위해 생색내기로 환경재단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도.

 

사실 제과회사에서 제조 과정 중 심각하게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애썼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환경재단과 함께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한 것도 분명 잘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과자 포장지에 넣어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참 어리석은 행동으로 밖에 안보인다. 조금만 돌려 생각해보면 금방 과오가 들통날 것이 뻔한데 그것을 자랑이라고 떠벌린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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