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hold rubber gloves

고무장갑

 

 

설거지할 때 맨손으로 했다. 설거지 양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고무장갑이 귀찮고 불편하기도 해서. 손이 좀 뻑뻑한 듯하면 로션을 듬뿍 바르면 금새 촉촉해지니. 맨손 설거지도 괜찮았다. 그런데 최근들어 병주고 약주고 식의 손관리가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 아무래도 피부 보호 차원에서 고무장갑을 껴야겠다.

 

습관이 안들어서 그런지 역시나 고무장갑이 불편하다. 들어갈 때는 살짝 뻑뻑하게 들어가면서 다 들어가면 왜그리 공간이 남아도는지. 이럴 때면 차라리 서양에서처럼 수술용 장갑같은 고무장갑이 딱 맞아서 좋을 것같다. 다음 번에 고무장갑을 구입할 때엔 서양에서 쓰는 그런 흰색 고무장갑이 있나 찾아봐야지.

 

사실 서양의 주방에서 흰색 투명한 장갑을 처음 보고 어찌나 웃었던지. 내가 흰색 고무장갑을 보고 놀랐듯 반대로 서양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와서 빨간색 고무장갑을 보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들에겐 그것이 익숙한 것이었다. 알고보니 우리나라에서도 흰색 고무장갑을 쓰다가 김치를 담그거나 하면 고무장갑에 빨간 물이 들어 아예 빨간색 고무장갑을 쓰게 된 것이라고 한다.

 

고무장갑 하니 서양의 주방에서 발견한 또 다른 물건이 떠오른다. 운동화를 빨 때 쓰는 솔. 우리나라에서는 욕실에 있어야 할 법한 운동화 솔이 수세미와 함께 싱크대 위에 나란히 있었다. 보니깐 냄비에 음식 눌러 붙어 있을 때 그 솔로 문질러 떼어낸다. 왠지 찝찝한 느낌이 들긴하지만 솔을 사서 처음부터 주방에서만 쭉 썼을 것이니. 마트에 서도 주방용품 코너에 운동화 솔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은 것을 보면 주방용품으로 출시된 게 맞나보다. 사소하지만 하나의 문화적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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