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이 없습니다
가키야 미우의 장편소설 『노후자금이 없습니다』. 남편의 정년까지 남은 기간, 3년. 그 전에 주택자금대출도 모두 갚아야 하고, 잡지에서 읽은 최소 노후자금 6천만 엔도 모아야 하는 평범한 50대 주부 고토 아츠코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문제 앞에서 돈에 휘둘리면서도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주인공 아츠코. 현실을 살아가는 ‘나’이자 ‘우리 엄마’, ‘아내’, ‘딸’, ‘이웃’인 아츠코가 무사히 노후자금 6천만 엔을 모으고, 그간 열심히 살아온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된다. 평범하다 못해 소설 속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보통의 삶을 살던 50대 주부, 고토 아츠코.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남편,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결혼을 앞둔 딸, 취직자리가 정해진 아들과 함께 살며 자신도 신용카드회사의 계약직으로 일하며 착실하게 돈을 모아왔던 아츠코는 이제 큰돈 나갈 일이 없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일로 아츠코의 통장에서 착실하게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 사위의 집안이 대대로 대형마트를 경영하던 부잣집이기에 비즈니스상의 접대 목적으로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르게 되는데, 딸 사야카는 사돈댁에 휘둘리며 똑부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남편은 체면 때문에 큰돈이 나가는데도 아무렇지 않아 한다. 있는 사람이 더하다고 결혼식 비용을 정확하게 나눠 내야 할 판이지만 아츠코는 딸이 시집살이를 당할까 안쓰러운 마음에 답답하지만 돈을 지출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얼떨결에 시아버지 장례식 비용까지 모두 아츠코네에서 책임지게 된 것. 가게를 판 돈 2억 엔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다가 최고급 요양원에 입주해 호위호식하며 살았던 시부모가 생각보다 장수하는 바람에 어느새 돈은 바닥을 보였고, 그런 시점에서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다. 설상가상 아츠코 부부 모두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믿었던 남편의 퇴직금마저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상태. 이 와중에 딸 사야카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것 같고, 시어머니에게 매달 보내는 9만 엔의 생활비까지 아츠코의 목을 죄여오는데…….
저자
가키야 미우
출판
들녘
출판일
2017.03.31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는 평범한 중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노후자금으로 그나마 모은 돈을 털어 큰 일을 치루고, 구조조정에 일자리마저 잃은 주인공. 한 푼이 아쉬운 찰라 얼떨결에 연금사기 알바(?)를 하게 된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뜬금없다 싶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연금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연금사기 요청자의 사연을 알고 보니 <노후자금이 없습니다> 속 이야기는 지극히 사실적이었다.

"엄마라는 생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으로 돌아올 때면 누구나 이미 늙어버린 후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인생이란 것이 원래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노후자금이 없습니다 p.21)




덧1.
<노후자금이 없습니다>의 저자는 '미니멀 라이프'를 잘못 알고 있는 듯하다.
"저는 미니멀 라이프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어요. 멀쩡히 쓸 수 있는 물건을 버리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중략)... 미니멀 라이프를 하지 않아도 물건이 많지 않다는 것은 불필요한 것은 절대 사지 않았다는 말이다."(노후자금이 없습니다 p.196)

덧2.
<노후자금이 없습니다>에서 발견한 낯선 단어. 젠체하다.
젠체하다 : 잘난 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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