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이지대 괴짜 교수의 인생을 바꾸는 평생 공부법

내가 공부하는 이유

 

 

책 제목을 보고 선뜻 잡아들기 힘들었던 - 조금은 부담스럽게 여겨졌던 책.  『내가 공부하는 이유』. 대부분 먹고 살아가는데 유용한 상식을 익히거나 아니면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부하는 것 아닌가? 열심히 공부해 전문가가 된 다음 그 지식을 바탕으로 봉사를 하거나 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고. 보통의 사람이라면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고작해야 짤막한 글을 쓰는 게 다일텐데... 『내가 공부하는 이유』의 저자,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이길래, 자신이 공부하는 이유에 대한 책을 써서 만인에게 이야기 하려는 것인지. 참 궁금하기도 하지만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나만 엄한 사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차일피일 눈독만 들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보다 먼저 『내가 공부하는 이유』를 읽은 이웃 블로거를 만났고, 안심하고 책을 집어 들었다. 역시나  『내가 공부하는 이유』의 저자, 공부를 무척 많이 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즐겨 한다고 한다. 대박. 그러니 저자가 말하는 공부는 일반 사람들이 하는 공부랑 차원이 달랐다. 일반 사람들이 하는 공부가 즉각적인 이익을 위해 하는 수단으로서의 공부라면 저자가 하는 공부는 공부 그 자체가 즐거움이고 목적이 되는 공부였다.

 

"지금까지 해 왔던 공부와는 다른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해야 한다.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란 문학, 철학, 사학, 물리학, 수학, 음악, 미술 등 순수 학문을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 공부들은 우리의 지식 체계를 풍요롭게 해 주고 생각하는 법을 길러 주며 더 나아가서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이지까지 고민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62)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무에 짓눌려서 잘 알지 못했을 뿐이지 공부에는 나 자신을 긍정하고 인생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 주는 힘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으며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가져다주고 그만큼 긍정작인 자아상을 갖게 한다. 나 자신이 소중하니 내 인생도 소중할 수밖에 없다. 깊은 절망에 빠졌다고 해서 스스로 인생을 포기하거나 자포자기하는 일이 생길 수 없는 것이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p.101~102)

 

그런데 솔직히 『내가 공부하는 이유』의 저자처럼 좋아서 공부를 찾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저자가 "그 어떤 순간에도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유일한 벙법은 오직 공부이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4)라고 설파하는데 저자처럼 공부를 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워 보인다. 이런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을때 저자는 (죽어도 책 읽기가 싫은 사람들을 위해)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관계지도 독서법'이라는 것을 소개했다. 다행히 저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거움을 위해 공부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 보다. 저자가 알려준 '관계지도 독서법'은 아래에 적힌 방법을 따른다.

 

1. 단 한 줄이라도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찾아보라

2.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책과 만나라

3. 책을 따라 넝쿨을 뻗어 나가라

 

어라. 이건 지금 내가 하고있는 독서 방법이랑 완전 똑같잖아. 마음에 와닿는 문장 찾기, 내 생각을 대변하는 책, 그리고 책에서 소개된 또 다른 책읽기. 내가 이런 방법으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책을 읽고 있는데...  나의 경험을 비춰 보면 저자가 알려주는 '관계지도 독서법'은 분명 공부하는 재미를 붙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인정.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 '공부 일기'라는 것도 알려줬다.

 

"공부일기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하루 일정을 적는 스케줄 수첩이든 평범한 노트든 하나를 정해 날짜를 적고 오늘 공부한 것에 대해 3줄 정도로 아주 간단하게 적는다. 절대 얼마나 '많이' 공부했는가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라쿠고 공연을 봤는데 새로운 점을 알게 되어 재미있었다는 아주 사소한 이야기도 쓰고, 영화를 보다 잠들었다면 왜 집중을 못한 것 같은지를 적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나는 오늘을 어떻게 보냈는지, 무엇을 배우고 거기에서 어떤 재미를 느꼈는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202)  

 

꼭 『점심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에서 알려준 '감사 일기'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점심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후기 http://ijmi.tistory.com/538) 아직 '공부 일기'나 '감사 일기' 모두 시도는 안해봤지만 이렇게 작은 부분이라도 느끼고 깨달은 것을 꾸준히 기록하다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엄청 놀라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가보다. 아주 간단한 것인데 왜 실천으로 옮겨지지는 않는 것인지... 마음같지가 않다. 

 

각설하고, 아래에 『내가 공부하는 이유』 중에서 기억해 두고 싶은 구절을 옮겨 둔다.

 

"공부는 자신의 내면에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 어떤 학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세계관을 공부하면, 나의 내면에는 그 학자의 나무가 옮겨 심어진다.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나무의 종류도 각양각색일 것이고 숲의 면적도 넓을 것이다. 반대로 공부를 게을리 했다면 숲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면이 횡량할 것이다. ...(중략)... 만약 당신 내면의 숲에 나무가 없어서 황량하다면, 혹은 나무 종류가 너무 비슷하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전혀 상과 없는 공부를 시작해 보길 바란다. 다양한 종류의 씨앗을 많이 심을수록 좋다. 그렇게 많이 배우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숲이 넓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당신 자신만의 숲이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p. 47~49)

 

"나만의 개성, 바꿔 말하면 누구와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강점을 갖는다는 것은 이세상을 살아가는 데 강력한 무기를 하나 얻는 것과 같다. ...(중략)... 평생 공부를 하다 보면 오랜 시간 공부가 내 안에 쌓여서 누군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난마의 지식 세계, 나만의 아우라가 생긴다. 그게 바로 긴 인생을 살아야 하는 우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소가 아닐까."(내가 공부하는 이유 p.107)

 

"공부하는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노력의 힘을 의심하지 말고 믿어 보라. 공부를 하면서 얻은 모든 것들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오늘 한 걸음을 내딛었을 때, 그 위치는 분명 어제와 다르다. 그리고 묵묵히 한 걸을 한 걸음 가다보면 언젠가는 출발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p.218~219)

 

"스스로 공부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공부는 시작된다.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공부 혹은 내가 인생을 사는 데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 줄 공부를 찾고, 유행이나 남들의 시선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나만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공부의 첫 출발점인 것이다. 그래야 외부의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한계에 부딪혀도 금세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막연히 '남들이 다 하는 거니까……'라고 생각하며 남들이 읽는 책, 남들이 하는 공부법을 그대로 모방하지 말고 나만의 공부법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하자."(내가 공부하는 이유 pp.20~21)

 

"공부를 잘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자기에게 최적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공부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무기 삼아 노력해 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는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 게 잘 맞아"라고 말하지 "그냥 남들이 하던 대로 하니까 되던데?"라고 말하지 않는다. 당신도 늦지 않았다. 자신과 꼭 맞는 공부법을 찾아 어디에서나 든든한 무기로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214)

 

"한 분야에만 능통하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그 외의 분야에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자칫하면 '전문가바보(fachidiot)'가 되어 편협한 생각만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중략) 한마디로 전문가가 되려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자기만의 틀에 갇혀 있으면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너무 좁아진다. 전방위적으로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너무도 복잡해지는 한편 분절화되었기 때문에 전체를 읽어 내는 눈이 없다면 세상을 자신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판단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내가 공부하는 이유 pp.44~45)

 

 

+ Recent posts